찬란한 찰나 =이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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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찰나
=이운진
평생이라는 말, 무거우니
65만 시간이라는 찰나라고 해 볼까
이 시간은 아직 바위가 둥글어지기 전
새로 태어난 별이 소년이 되기 전이니
한 덩이 근육의 심장이 지탱할 만한 시간
이 세상 첫 남자의 피가 종족을 세웠던 그날부터 지금까지
꿈꾸는 살덩이의 일생은
한 컷의 사랑,
한 컷의 절망,
한 컷의 자유와 죄와 벌,
그 울음으로 몸이 따뜻한 동안이지만
몇 세기에 걸쳐 자라는 나무 그늘에서
혼례 중인 잠자리를 바라보다가
가을의 빗물도 지우지 못하는 저 순간
하늘에 떠 있는
평생이라는 말, 찬란하다고 해 볼까
평생, 그것은 고작 울음의 불꽃놀이라고
시작시인선 0185 이운진 시집 타로 카드를 그리는 밤 30-31p
얼띤 드립 한 잔
평생의 기준, 지금은 고령화 시대다. 65만 시간이면 약 74년이다. 사람의 일생을 은유하는 말로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 보면 찰나다. 생물학적으로 보아도 74 정도 거기서 오차가 있다면 몇 년 빼거나 보탠다 해도 70이나 80까지다. 사실, 오십이 넘은 것도 행운이다. 지금부터 일어나는 모든 것이 덤이다. 앞으로 삶이 더 있다면 검소한 생활을 꾸려야겠다. 잠잘 곳이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잘 먹지는 못하나 그래도 끼니는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면 족하다. 죽기 직전까지 한 푼이라도 벌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그것 또한 행운이겠다. 거저 시인의 글귀, 65만 시간에 대한 짧은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시는 시 객체와의 짧은 사랑을 다루었다. 한 시인의 시집, 한 시인의 시 한 편은 65만 시간을 대변한 것이지만, 찬란한 순간은 찰나가 아닐까. 그렇지만, 책은 소중하다. 한 사람의 경험은 앞으로 걸어갈 사람의 시간을 단축함으로 그러나 그 시간을 얼마나 단축할 것인가! 직접 경험으로 닿아야 비로소 깨닫는 것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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