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성 =백 석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정주성 =백 석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8회 작성일 24-09-11 22:25

본문

정주성

=백 석

 

 

    산턱 원두막은 뷔였나 불빛이 외롭다

    헝겊심지에 아즈까리 기름의 쪼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잠자리 조을든 문허진 성

    반딧불이 난다 파란 혼들 같다

    어데서 말 있는 듯이 크다란 산새 한 마리 어두운 골짜기로 난다

 

    헐리다 남은 성문城門

    한울빛같이 훤하다

    날이 밝으면 또 메기수염의 늙은이가 청배를 팔러 올 것이다

 

 

   정본 백석 시집 문학동네 17p

 

 

   얼띤 드립 한 잔

    정주성은 평안도에 위치한 정주읍에 있는 조선시대의 성곽이다. 석성으로 이루고 높이가 2에서 5미터에 이른다 한다. 시인 백석의 시어는 그야말로 우리 문학에 한 핵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다. 시인 특유의 사투리만 보아도 구수하고 향토적인 데다가 문장 하나하나가 정감이 있다. 산턱 원두막은 뷔였나 불빛이 외롭다. 뷔였나는 비었나의 고어다. 시는 거의 독백임으로 시인의 마음을 본다. 산턱이라는 것에 어떤 부드럽지 못한 정감이 오르고 원두막이라는 것에 좀 쉬었다가 갈 수 있는 자리로 본다면 마음의 허전함에 불빛은 저리도 밝다. 헝겊심지에 아즈까리 기름의 쪼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아즈까리는 아주까리의 평북 방언이다. 아주까리는 한해살이풀이다. 아주까리기름은 피마자 열매로 짠 기름이다. 완화제나 관장제로 쓰기도 하며 피부나 머리에 바르기도 한다. 완화제緩和劑, 외부의 자극이나 이물(異物) 때문에 헐거나 다친 피부를 보호하고 건조한 피부에 탄력성을 증가시킨다. 관장제灌腸劑 항문에서 직장으로 집어넣는, 액체로 된 약으로 주로 배변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고 보면 시는 지금 읽어도 신선하게 닿는다. 잠자리 조을든 문허진 성터, 조을든의 기본형은 조을다, 졸다의 방언이다. 시 주체를 대변한다. 반딧불이 난다. 파란 혼들 같다. 반딧불처럼 번득이는 게 있고 파란 혼처럼 닿으니 정신이 든 게다. 어데서 말 있는 듯이 크다란 산새 한 마리 어두운 골짜기로 난다. 지면에 안착한 장면이겠다. 그것처럼 마음은 놓이게 된다. 헐리다 남은 성문이 한울빛같이 훤하다. 날이 밝으면 또 메기수염의 늙은이가 청배를 팔러 올 것이다. 문허진은 무너진의 고어며 한울은 하늘의 방언이다. 청배는 배의 일종으로 일찍 익으며 빛이 푸르고 물기가 많다. 여기서는 또 하나의 푸른 시 객체를 상징한다. 정주성처럼 내 마음 쉬이 누일 수 있는 곳 자리 하나 만들고 싶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3건 9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5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9-12
451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9-12
451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 0 09-12
열람중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 0 09-11
450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 09-11
450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 0 09-11
45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 09-11
45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9-10
450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9-10
450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0 09-10
450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9-09
45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09-09
450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9-09
45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09-08
449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 09-08
449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 09-08
44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0 09-07
449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09-07
44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09-07
449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 0 09-06
449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9-05
449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 0 09-05
44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0 09-05
449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9-04
44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09-04
448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09-04
448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0 09-03
44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 09-03
448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 0 09-02
448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09-02
448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0 09-02
448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9-02
448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09-02
448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 09-01
44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09-01
44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 0 09-01
44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8-31
447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08-31
447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 08-31
447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 0 08-31
44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8-31
44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08-31
44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 0 08-30
447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 0 08-30
446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 0 08-30
446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 08-30
446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 08-29
446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8-29
446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 0 08-29
44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8-2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