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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 최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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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59회 작성일 16-07-12 03:02

본문

醱 酵 / 최승호

부패해가는 마음 안의 거대한 저수지를
나는 발효 시키려 한다

나는 충분히 썩으면서 살아 왔다
묵은 관료들은 숙변을 내게 들이부었다
나는 낮은 자로서
치욕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 땅에서 냄새나지 않은 자가 누구인가
수렁 바닥에서 멍든 얼굴이 썩고 있을 때나
흐린 물 위로 떠오를 때에도
나는 침묵했고
그 슬픔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였다
나는 한 때 이미 죽었거나
독약 먹이는 세월에 쓸개가 병든 자로서
울부짖음 대신 쓴 거품을 내 뿜었을 뿐이다
문제는 스스로 마음에 뚜껑을 덮고 오물을 거부할수록
오물들이 더 불어났다는 사실이다
뒤늦게 나는 그 뚜껑이 성긴 그물이었음을 깨닫는다

물왕저수지라는 팻말이 내 마음의 한 변두리에 꽂혀 있다
나는 그 저수지를 가본 적이 없다
물왕저수지 가는 길가의 팻말을 얼핏 보았을 뿐이다
그 저수지에
물의 법이 물왕의 도가
아직도 순환하고 있기를 바란다
그 저수지에 왕골을 헤치며 다니는 물뱀들이
춤처럼 살아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물과 진흙의 거대한 반죽에서 흰 갈대꽃이 피고
잉어들은 쩝쩝거리고 물오리 떼는 날아올라
발효하는 숨결이 힘차게 움직이고 있음을
내 마음에도 전해 주기 바란다

# 감상
  醱酵의 사전적 의미는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미생물이 탄수화물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얻는 작용인데 막걸리, 된장,고추장, 간장등이
  대표적인 발효식품이다, 이 식품의 특징은 잘못 삭히면 에너지화 되
  지못하고 썩어버린다는 데있다

    화자는 자신을 돌아볼때, 험난하고 부패한 세상을 살아오면서 발효식품
    처럼 세로운 에너지를 얻어내지 못하고 아쉽게도 숙변 그대로 쌓여가고
    있슴을 가슴 깊이 술회하는데, 안타까운 것은 앞으로도 그렇게 살게
    되리라 예단 하면서 감칠맛 나는 비유를 써서 담대하게 그 과정을 피력  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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