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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여자 / 김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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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41회 작성일 16-08-2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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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여자 / 김희업

책 읽는 소리 들린다
꿀처럼 달게 손끝에 침을 묻혀가며
책장을 넘기는 소리, 아니 거대한 나무를 넘기는 소리
쓰러지는 나무 몇 페이지 차곡차곡 그녀 무릎 위에 쌓인다
달음박질치는 앞서가는 활자
놓치지 않으려고 그 뒤를 바짝 쫓는 숨가뿐 그 녀의 눈
그녀의 눈이 툭툭 튀며 책위로 굴러다닌다
방금전 중앙시장에서 그녀와 눈맞은 생선
지하철 벤치에 나란히 앉아있다

지금 그녀는 책 속에서 바다를 건너는 중이다
축축한 물기가 배어나는 그녀의 손
그녀가 있는 곳으로부터 지상에는 그녀의 남편이
서 있다, 돌아가지 못하는 바다,
떨구고 온 비늘 생각에 부릅뜬 눈
철철 흘리고 온 바다를 내내 응시하는 생선의 눈
그녀는 잠시 바다에서 내려
바구니 속 신문지에 싼 생선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몇 시간 후면 책장처럼 희디흰 그녀의 손으로
바다는 구워지고 등이 가려운 생선은
자꾸 돌아누우려
석쇠 위에서 몸을 뒤척일 것이다 비린 눈물을 피우며
처얼썩 철썩 파도가 우는 것 같다

이제 책장을 덮고 돌아서는 그녀의 중년이 반쯤 접힌다

빛이 빨려 들어가는 좁은 2번 출구를 그녀가
빠져나오고 있을때 빛과 어둠의 경계는 더욱 뚜렷해진다
거울 속 그녀
한 권의 또 다른 책 속으로 걸어가고 있다, 책벌레처럼

* 김희업 : 1998년 <현대문학> 으로 등단

# 감상
  단지 일상적 상황을 낯설게하기와 대상을 관련 심상으로 바꿔치기 하며 
  꿰어맞추듯 엮어진 시이다
  책과 책의 질료인 나무, 바다와 생선과 석쇠, 지하철 속그녀와 밖의 남편이
  뒤섞여 텍스트를 여러겹으로 이루고 있다
  힘차게 뛰놀던 바다에 대한 생선의 그리움을 둥그렇게 뜬 눈에서 빌려
  화자의 서정적 정서를 표상하기도 한다
  - 돌아가지 못하는 바다
  - 떨구고 온 비늘 생각에 부릅뜬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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