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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게 /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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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111회 작성일 16-05-10 01:34

본문

나무에게 / 김경주

매미는 우표였다
번지 없는 굴참나무나 은사시나무의 귀퉁이에
붙어살던 한 장 한 장의 우표였다 그가
여름 내내 보내던 울음의 소인을
저 나무들은 다 받아 보았을까
네가 그늘로 한 시절을 섬기는 동안
여름은 가고 뚝뚝 떨어져 나갔을 때에야
매미는 곁에 잠시 살다간 더운
바람쯤으로 기억될 것이지만
그가 울고간 세월이 알알이
숲 속에 적혀 있는 한 우리는 또
무엇을 견디며 살아야 하는 것이냐

모든 우표는 봉지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 사연이다

허나 나무여 여름을 다 발송해 버린
그 숲에서 너는 구겨진 한 통의 편지로
얼마나 오래 땅 속에 잠겨 있어 보았느냐
개미 떼 올라오는 사연들만 돌보지 말고
그토록 너를 뜨겁게 흔들리게 했던 자리를
한번 돌아보아라 콸콸콸 지금쯤 네 몸에서
강이 되어 풀리고 있을
저 울음의 마디들을 너도 한번
뿌리까지 잡아 당겨 보아야 하지 않겠느냐

굳어지기 전까지 울음은 떨어지지 않는 법이란다

* 감상
김경주의 사유는 너무 심오해서 이해하기 힘들어
자동차 바퀴 헛돌듯 자꾸 미끄러지는데
이 시만큼은 얼른 가슴에 와 닿는다
한 여름 나무에 붙어 울어대는 매미의 울음소리가 우표라는 발상,
매미는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또는 우듬지에서 뿌리까지 궁굴통을
굴려서 사연을 전하는데
그 울음 속에는 그리움이 있고,, 애환이 있다 그래서 낭만이 있다
추천0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문명이 화석화의 과정을 밟고 있는, 이 참담한 시대에서
시는, 최소한 시인 자신의 삶과 함께 자신의 구원에의 지향을
의미하는 정신 위에 서있어야 한단 생각

나무를 통해, 관조되는  한 자연인으로서의 울음...

때로는 그것이 헝클어진 영혼을 치유하는 힘인 것을 느낍니다

시인의 독특한 필법 (날카롭고, 동시에 부드러운)이
새삼, 부럽기만 합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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