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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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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깊이 / 기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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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442회 작성일 16-05-13 17:24

본문


孤獨(고독)의 깊이/기형도


한차례 장마가 지났다.
푹푹 파인 가슴을 내리쓸며 구름 자욱한 江(강)을 걷는다.
바람은 내 외로움만큼의 重量(중량)으로 肺腑(폐부) 깊숙한
끝을 부딪는다

傷處(상처)가 푸르게 부었을 때 바라보는
江(강)은 더욱 깊어지는 法

그 깊은 江(강)을 따라 내 食事(식사)를 가만히 띄운다.
그 아픔은 잠길 듯 잠길 듯 한 장 파도로 흘러가고.....
아아, 雲霧(운무) 가득한 가슴이여
내 苦痛(고통)의 비는 어느 날 그칠 것인가.


낭송 김숙



<감상 & 생각>

기형도를 생각할 때마다, 하늘의 심술 같은 것을
떠 올리게 되지요.

왜, 하늘은 아름다운 사람만 골라서 그리 서둘러
데려가는지...

전에는 기형도의 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죠.
저 자신의 삶이 늘 암담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어둡고 비애悲哀로운 감정이 팽배해 있어,
그의 시를 대하면 꼭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숨이 막히곤 했었기에.

이제사, 그의 시를 가슴으로 느껴봅니다.
그런 비애와 허무와 고독은 모두, [안이安易하고 범속凡俗한 삶]에
대한 치열한 고발이자, 반성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그리고, 그런 그의 비애로 부터 비롯되는 고통은
무한하고 절대적인 것에 대한
[열정熱情적인 그리움]과 만나고 있다는 것을.

한차례 장마가 지난 후, 강변에서 만나는 고독의 깊이...

아, 그의 내면으로 응축凝縮되는 사유의 힘과
무한으로 투사投射되는 감정의 힘이 만나는 순간에
그의 시적 깊이가 있음을 새삼, 다시 깨닫습니다.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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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시앙보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형도 시인님은 그야말로 전설이라는 생각.

시를 모를 적에도 그 명성에 이끌려 검은잎을 몇 잎 달고다녔죠.
앞전 어느곳의 리플처럼, 제겐 '흰새'처럼 '검은'에도 이상한 알러지가 있어서
보관했던 그분 시집마저 치웠습니다. (이 사연은 어머니의 오랜 병환과 관련이 있고 길어서 생략합니다.)
'시강좌' 방에 그분 관련, 연대 동문이자 같이 습작기를 거친 절친, 소설가이자 시인인 '성석제'님 얘기를 듣자니까
꽤 뭉클해지더군요.

한밤중에 홀로 산길을 걷다가 상여집을 지나는데 홀린 적이 있습니다. ^^
죽음은 겁나지 않은데 겁에는 겁이 조금 나더군요. 그러니까 머리칼이 바짝 서 있는걸
한참 지나서야 알았습니다. 기형도님 시를 읽다보면 심장과 머리칼이 고추섭니다.
심장만 고추섰으면 참 좋았겠다, 그런 아쉬움이 늘 있습니다.
간만에 대면하니 느낌이 새록새록... 감사올립니다. ^^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형도의 시를 첨 접한 건..

호랑이 담배 피던, 쌍팔년도에 제가 한일은행원 시절이었던 거 같군요

암울하면서도 신선한 시의 느낌을 가슴에 그 어떻게 갈무리 할 길이 없어서,
주체할 길이 없어서, 그저 망연했던 감이 있습니다

- 그 느낌이 며칠 동안인가 지속되어, 창구의 고객이 빨리 일 처리를 안 한다고
엄청 신경질 내었던 기억도 새롭습니다  (분초를 다투는 Nego 서류, 한시가 급한데 - 웃음)

요즘에야, 하나도 특별한 게 없겠지만

- 자칭, 기형도보담 날고 뛰는 시인들이 이곳 시말에도 넘쳐나니 말입니다


암튼, 그 옛날.. 그 당시엔 그랬습니다


귀한 말씀으로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시앙보르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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