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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뱀파이어 / 박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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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동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18회 작성일 16-04-14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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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뱀파이어 / 박정대


그리움이 이빨처럼 자라난다
시간은 빨래집게에 잡혀 짐승처럼 울부짖고
바다 가까운 곳에,
묘지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별들은 그것을 바라보는 자들의 상처,
눈물보다 더 깊게 빛난다, 성소(聖所)
별들의 운하가 끝나는 곳
그곳을 지나 이빨을 박을 수 있는 곳까지
가야한다, 차갑고 딱딱한 공기가
나는 좋다, 어두운 밤이 오면
내 영혼은 자작나무의 육체로 환생한다
내 영혼의 살결을 부벼대는
싸늘한 겨울 바람이 나는 좋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욕망이 고드름처럼 익어간다
눈에 덮힌 깊은 산속, 밤새 눈길을 걸어서라도
뿌리째 너에게로 갈 테다
그러나 네 몸의 숲 속에는
아직 내가 대적할 수 없는
무서운 짐승이 산다

 
<감상평>
위의시 [자작나무 뱀파이어]는 우리가 그립다,고 쉽게 말하는 그리움의 근원을 보여준다. 그것은 진지하고 뜨겁게 열린 시의식을 배경으로 한다. <뱀파이어><이빨><무서운 짐승>의 이미지들은 그리움이 사무치면 원한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화자를 통해 극명하게 말해준다. 그러면서도 <바다 가까운 곳에, / 묘지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라고 불안한, 지극히 나약한 한 존재임을... 그렇기에 <별들은 그것을 바라보는 자들의 상처 / 눈물보다 깊게 빛난다 / 성소>화 하며 희망의 단계를 밟는다. 하지만 그리움이란 네가 있는 그곳은 <은하가 끝나는 곳>을 지나 닿을 수 있으니 <어두운 밤>과 <겨울바람>을 껴안고서 <빨래집게> <눈물> <눈에 덮힌 깊은 산속> <눈길>을 걸어가는 순수의 수용을 나에게 요구한다. 마땅히 나는 온몸<뿌리째>을 받쳐 그곳 숲에 가려 하나 <네 몸의 숲>에는 나의 몸으로는 대적할 수 없는 <(두려움이라는) 무서운 짐승>이 살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차갑고 딱딱한 공기>와 <싸늘한 겨울 바람>이 오히려 좋은 <자작나무의 육체로 환생>해야만 한다. ㅡ환생은 죽음을 너머 사는 삶이므로ㅡ 그러나 나는 <아직> <빨래집게에 잡혀 짐승처럼 울부짖고>있다. 왜냐하면 너라는 그리움은 내가 도달해야 할 숲이자 꿈이므로, 그래서 지금 나의 영혼의 <나뭇가지>에는 <욕망>이 <고드름>으로 매달리고 극복의 대상(네 몸의 숲 속)과 화자(나)의 심적 거리는 <무서운 짐승>이 살게 된다. 그러므로 나의 <그리움이 이빨처럼 자라>서 <이빨을 박을 수 있는 곳까지> 가려면 나는 날 선 감각의 [자작나무 뱀파이어]가 될 수밖에 없다. ... 상처를 부르는 피는 얼마나 따뜻하고 순결한가. 아니다, 살아있는 피를 노래하려면 화자는 반드시 뱀파이어야 한다... 그리하여 이 시는 섬찟하나 애절하고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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