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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위해서 시가 쓰여질 때 - 조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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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하늘은쪽빛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54회 작성일 16-01-1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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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위해서 시가 쓰여질 때 / 조병화




널 위해서 시가 쓰여질 때
난 행복했다

네 어둠을 비칠 수 있는 말이 탄생하여
그게 시의 개울이 되어 흘러내릴 때
난 행복했다

널 생각하다가 네 말이 될 수 있는
그 말과 만나
그게 가득히 꽃이 되어 아름다운
시의 들판이 될 때
난 행복했다

멀리 떨어져 있는 너와 나의 하늘이
널 생각하는 말로 가득히 차서
그게 반짝이는 넓은 별밤이 될 때
난 행복했다

행복을 모르는 내가
그 행복을 네게서 발견하여
어린애처럼 널 부르는 그 목소리가
바람이 되어
기류(氣流) 가득히 네게 전달이 될 때
난 행복했다

아, 그와 같이 언제나
먼 네가 항상 내 곁에 있는 생각으로
그날 그날을 적적히 보낼 때
공허(空虛)처럼
난 행복했다.


* ...생각

행복이란, 반드시 빛나는 조건을 통해 오는 게 아니라는 것을
새삼 시를 감상하며 느껴 본다
그대가 있어 별빛 같은 시 한줄이 써진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이 어디있으랴...
쉽게 읽히면서도 울림은 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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