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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모르지? / 김수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917회 작성일 16-04-29 18:57

본문

모 르 지?
新歸去來 5                                                  /        김 수영

 
 
李太白이가 술을 마시고야 詩作을 한 理由,
모르지?

구차한 문밖 선비가 벽장문 옆에다
카잘스, 그람, 쉬바이쪄, 에프스타인의 사진을 붙이고 있는 理由,
모르지?

老年에 든 로버트 그레브스가 戀愛詩를 쓰는 理由,
모르지?

우리집 食母가 여편네가 외출만 하면
나한테 자꾸 웃고만 있는 理由,
모르지?

그럴때면 바람에 떨어진 빨래를 보고
내가 말없이 집어걸기만 하는 理由,
모르지?

함경도친구와 경상도친구가 外國人처럼 생각돼서
술집에서는 반드시 標準語만 쓰는 理由,
모르지?

五月革命 이전에는 백양을 피우다
그후부터는 아리랑을 피우고
와이샤쓰 윗호주머니에는 한사코 색수건을 꽂아뵈는 理由,
모르지?

아무리 더워도 베와이샤쓰의 에리를
안쪽으로 접어넣지 않는 理由,
모르지?

아무리 혼자 있어도 베와이샤쓰의 에리를
안쪽으로 접어넣지 않는 理由,
모르지?

술이 거나해서 아무리 졸려도
의젓한 포오즈는
의젓한 포오즈는 취하고 있는 理由,
모르지?

모르지?

-------------------------
* 감상평,은 지속되어야 한다  (젊은 소설가 이상우 소설집, '작가노트는 사라져야 한다' , 표절구)

  신경림 선생님은 쉽게 다가와서 좋아한 건 아니구요, 소설가 이문구 선생님처럼 삶과 예술이 혼연일체라서
존경했지요. 김수영 선생님은, 어렵고 다가가기 힘든 어리둥절 탓에 '흠모' 했다고나 할까요.

요즘 그늘 밑에서 김수영 '거대한 뿌리'를 연신 붙잡고 흔들고 있습니다.
조금 씩 읽히더군요. 제 속에 들어옵니다. ^^

올린 시편은 전에 읽을 때 가볍게 지나쳤는데요, 이번에 읽어보니 정말이지 다른 시편들과 더불어
'대단하시구나' , 좀 더 편히 막걸리 한병 사들고 다가갈 수 있겠더라고요.
 
첫 구절, 태백씨가 시작을 한 이유,  관념적이거나 추상적인 아닌 일상에서의 '자유'와
그 자유의 확장, 물론 그 확장은 '거대한 뿌리'라는 시집 전체의 한 축을 담당하겠지요.

제가 헤까닥 하는 성격이라 아까운 책들 다 버렸는데, 올 한해는 이거랑,
언제 대형서점이나 도서관에서 '김경주님' 한권 슬쩍(?)    이렇게 두 권으로 버텨볼 생각입니다. ㅎㅎ
추천0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결국, 시라는 건 일개인 소유의 방식이 아니라
세상을 위한 存在의 방식인 거 같습니다

그래서, 시인으로서의 자세도 말해지는 건 아닌지..

내가 시를 쓰는 이유, 모르지?

김수영 시인의 아픈 질문이 폐부를 찔러 오네요

일체의 보상을 전제하지 않는 시인의 그 순수한 작업이
모든 것에 보상만을 바라는 오늘의 척박한 시대에 비추어 보자면,
하나도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되면서도 말입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시앙보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한때 형이상학 관념적이며 현학적이고 사변적인데 너무 빠져서
단물 빼내는데 정말 애를 먹었지요.
김수영 님도 전에는 비슷하게 다가왔는데 졸시를 끼적이다 보니까,
아, 김 시인님이 그걸 벗어나려 어떻게 작품을 구상하셨는지 조금 알겠더군요.
저는 남들이 시큰둥한 '일상'의 한쪽이 슬몃 들어가 있는 시가 좋거든요.

며칠 전, 혼자 숨어서 맛있는 치킨 먹고난 후, 작은 가시가 잇몸에 박혔는데 꽤 성가시더군요.
혀에 꺼끌꺼끌 따가운데 뭐 깊은 안쪽이라 볼 수도 없고, 오죽하면
어머님이 '개한테는 닭뼈 주지 마! " 하시던 말씀도 떠오르더군요. (잠시 개가 되었습죠. ㅋㅋ)

시가, 혹 그런 거 아닐까, 생각에 잠겨봤습니다.
분명 콕콕 찔러대는데 보이지 않는. (저는 개인적이고, 노골적인 감상과 감정이 드러나는 시는 좀 피합니다.
두어 번 씹었을 때 우러나는 맛을 좋아합니다. 제 졸시에서 그게 너무 어려워 계속 연습하고 있지요.
이건 어디까지나 제 취향이오니, 맘 상하지 않으시길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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