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에 서명한 손 / 딜런 토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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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64회 작성일 16-05-18 20:40본문
문서에 서명한 손
딜런 토마스
문서에 서명한 손이 도시를 무너뜨린다.
통치자의 다섯 손가락이 살아 있는 목숨에 세금을 부과하고
죽은 자의 세상을 두 배로 늘리고 어떤 나라를 절반으로 줄였다.
이 다섯 명의 왕들이 한 왕을 죽게 만들었다.
강력한 손은 구부정한 어깨로 이어지고,
손가락 마디들이 분필을 쥐고 경련을 일으킨다.
거위깃털로 만든 펜이, 대화를 끝내는
살인에 끝장을 냈다.
조약에 서명한 손이 열병을 키우고,
기근이 번성하고, 메뚜기떼가 왔다.
휘갈겨 쓴 이름으로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손은 위대할지니.
다섯 왕이 죽은 자의 수를 세나 딱딱해진 상처를
부드럽게 하지 못하고 눈썹을 쓰다듬지도 못한다.
하나의 손이 하늘을 다스리듯 동정심을 다스리니.
손들은 흘릴 눈물이 없다.
---------------
* 수족으로 빚은 시편은 정밀한 파토스다.
혀로는 세상을 굴리고 손으로는 한정짓는 것이다.
가슴을 상실한 손은 어느 시대든 제 역할을 하지만, 인간은 알만하면 죽는다는 사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나같은 무지렁이에겐 아직도 보드라운 혀가 더 무섭다.
손에게 그리 당하고도 채 어리둥절이어서, 좀 더 손맛을 봐야 알겠지.
딜런 토마스
문서에 서명한 손이 도시를 무너뜨린다.
통치자의 다섯 손가락이 살아 있는 목숨에 세금을 부과하고
죽은 자의 세상을 두 배로 늘리고 어떤 나라를 절반으로 줄였다.
이 다섯 명의 왕들이 한 왕을 죽게 만들었다.
강력한 손은 구부정한 어깨로 이어지고,
손가락 마디들이 분필을 쥐고 경련을 일으킨다.
거위깃털로 만든 펜이, 대화를 끝내는
살인에 끝장을 냈다.
조약에 서명한 손이 열병을 키우고,
기근이 번성하고, 메뚜기떼가 왔다.
휘갈겨 쓴 이름으로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손은 위대할지니.
다섯 왕이 죽은 자의 수를 세나 딱딱해진 상처를
부드럽게 하지 못하고 눈썹을 쓰다듬지도 못한다.
하나의 손이 하늘을 다스리듯 동정심을 다스리니.
손들은 흘릴 눈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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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족으로 빚은 시편은 정밀한 파토스다.
혀로는 세상을 굴리고 손으로는 한정짓는 것이다.
가슴을 상실한 손은 어느 시대든 제 역할을 하지만, 인간은 알만하면 죽는다는 사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나같은 무지렁이에겐 아직도 보드라운 혀가 더 무섭다.
손에게 그리 당하고도 채 어리둥절이어서, 좀 더 손맛을 봐야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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