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예술과 희랍 예술 / 잘랄루딘 루미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중국 예술과 희랍 예술 / 잘랄루딘 루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960회 작성일 16-05-22 01:29

본문

                 중국 예술과 희랍 예술


                                                             잘랄루딘 루미


                   예언자가 말했지. "내가 그들을 보는
                   같은 빛으로 나를 보는 이들이 있다
                   우리의 본질은 하나다
                   혈통이나 전통 따위를 따질 것 없이
                   우리는 같은 생명수를 마시고 있다"

                   여기, 숨은 비밀을 말해 주는 이야기 하나
                   중국인과 희랍인이
                   누가 더 훌륭한 예술을 하는지에 관하여
                   말다툼을 벌였다
                   왕이 말했다, "그 문제를
                   논쟁으로 해결해 보자"
                   중국인이 말을 시작했다. 그러자 희랍인은
                   입을 열지 않고 자리를 떴다
                   중국인이 제안하기를, 그러면
                   둘에게 방을 하나씩 주어
                   누가 더 예술적으로 꾸미는지
                   알아보기로 하는데, 두 방을
                   마주보게 하고 가운데를 휘장으로
                   막자고 했다. 중국인은 왕에게
                   백 가지 물감과 붓을 청하여
                   아침마다 와서 벽에 그림을 그렸다
                   희랍인은 물감에 손을 대지 않았다
                    "우리는 그런 것으로 일하지 않는다"
                   그는 자기 방에 와서
                   벽을 닦아 광을 내기 시작했다
                   날마다 닦고 닦아, 마침내
                   하늘처럼 순수하고 깨끗하게 만들었다
                   오색에서 무색으로 가는 길이

                   거기 있다. 그 길은
                   가지각색으로 바뀌는 구름과 날씨가
                   해와 달의 티 없는 순진에서 오는 것임을 안다

                   중국인은 작업을 마치고 너무나도 행복했다
                   완성의 기쁨에 취해 북을 울렸다
                   왕이 그의 방에 들어와서는
                   현란한 색깔과 세밀함에 감탄하였다
                   그러자 희랍인이 휘장을 걷었다
                   중국인이 그려 놓은 온갖 형상이 그대로
                   희랍인의 벽에 비치는데, 거기서
                   빛에 따라 몸을 바꾸면 더욱 아름답게 살아났다

                   희랍인의 예술이 수피의 길이다
                   그는 철학에 관한 서적을 연구하지 않는다

                   자기 삶을 깨끗하게 더욱 깨끗하게 닦을 뿐
                   바라는 것도 없고 성도 내지 않는다
                   그 순수로 순간마다
                   여기서, 별들에서, 허공에서 오는
                   온갖 형상을 받아 되비친다

                   그가 그들을 보고 있는 같은 빛으로
                   그들이 자기를 보고 있듯이
                   그렇게 그들을 받아들인다





<생각 & 감상>


잘랄루딘 루미(1207-1273)는 시와 음악과 춤이 신(자연)에
이르는 길임을 알았던 페르시아의 수피 신비가, 시인이기도 하죠.


그는 <마스나비>라는 방대한 영적 시집을 남긴 것으로도 유명하구요.


그의 시편들에선, 늘 현자(賢者)의 목소리 같은 느낌을 받는데.

사실, 인간이 추구하는 예술의 본질은 궁국적으로
자연과 인간과의 완전한 합치인지도 모르겠어요.


예술을 추구하는 방식에야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정점에서는 한 자리가 아닐지.


마치, 산을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지만
산의 정상은 하나 뿐인 것처럼...



<에피소드>의 방식으로, 예술의 본질을 말하는 그의 목소리가
어쩌면 저렇게도 무겁지 않게, 그러나 가볍지만도 않은
그 어떤 맑은 울림으로 가슴에 차오릅니다.

      
                                                                           - 희선,

추천0

댓글목록

시앙보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문시, 안 시인님 덕분에 마음에 드는 시를 만나는 기쁨 큽니다. ^^

로마니즘은 늘 헬레니즘에 열등감을 느꼈다고 하더군요. 문화 자체가 사생아라 할까요. ^^

실크로드가 열리면서 동방은 신비롭게 또 한번 로마니즘을 강타했죠.

천하제일이라는 바빌론의 사생아라면 페르샤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이슬람이 아닌, 페르샤 수피안으로 바라본 희랍이 독특하고 신선해서, 사뭇 감동적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랄루딘 루미, 까비르, 오마르 카이얌 같은
아랍과 인도의 중세 시인들의 시편들을 대하면
그들의 시에서 노정되는 영적 수준이 오늘 날의 시인들보다
월등히 높았음을 알게 됩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진화론에 심각한 의문을 지니게 되는데요

- 물론, 다윈이 말하는 형이하적 육체적 진화론을 말하는 건 아니고

동물의 경우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인류의 경우 정신적인 면에서
진화는 커녕 오히려 현저히 퇴보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귀한 걸음으로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앙보르 시인님,

Total 4,168건 76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1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9 0 07-02
41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7 0 07-02
416 Sunn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0 0 07-01
41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9 0 06-30
4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7 0 06-28
41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5 0 06-26
41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5 0 06-24
41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8 0 06-22
41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4 0 06-20
4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6 0 06-18
40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6 0 06-18
407
삽 / 장진규 댓글+ 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2 0 06-17
40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7 0 06-16
4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8 0 06-16
4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5 0 06-14
40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6 0 06-14
40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4 0 06-13
40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6 0 06-12
40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3 0 06-12
39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8 0 06-12
3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5 0 06-12
39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2 0 06-11
39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3 0 06-10
3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8 0 06-10
39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2 0 06-10
3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0 0 06-09
39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7 0 06-08
39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9 0 06-08
3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9 0 06-06
38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3 0 06-03
388 바위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6 0 06-02
3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3 0 06-01
38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2 0 05-30
38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7 0 05-28
384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6 0 05-28
383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0 0 05-26
382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5 0 05-26
38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7 0 05-26
380 뿌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6 0 05-26
379 뿌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1 0 05-26
37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2 0 05-26
37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8 0 05-24
376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7 0 05-23
375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7 0 05-22
3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1 0 05-22
열람중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1 0 05-22
372 김운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3 0 05-21
371 김운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1 0 05-21
3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9 0 05-20
369 李진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1 0 05-1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