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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거장 / 최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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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37회 작성일 16-05-28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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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거장 / 최문자

강 건너 저 편
내 철없는 정거장에
기차 한 대 멈춰서 있었다
긴 가을 건너
아무렇지도 않게 내게 도착한 기차
가슴까지 밟고 서 있다가
슬금슬금 떠나고 나니
번갯불로 바퀴를 껴안았던 레일
쓰러져 울다 지쳐 잠들었다
들꽃 한 무더기가
피다 흔들리다 흠뻑 비를 맞는 곳
강 건너 저 편
철 없는 내 자리에
싹을 못내는 검은 침묵들을 눕히고
새로 레일을 놓는다
안개 낀 가슴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며
들이닥친 기차를 위하여

* 감상
철없던 시절이 잠시 머물다 간곳
내 가슴 속 정거장
기차는 첫사랑의 아름다운 음률을 싣고 주춤주춤 떠난다
달리는 차창으로 꿈길 같은 그 시절이
기라성처럼 반짝이다 사라지고 반짝이다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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