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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을 주세요 / 박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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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19회 작성일 16-06-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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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을 주세요 / 박연준

이제 나는 남자와 자고 나서 홀로 걷는 새벽길
어린 풀잎들, 기울어지는 고개를 마주하고도 울지 않아요
공원 바닥에 커피우유, 그 모래빛 눈물을 흩 뿌리며
이게 나였으면, 이게 나였으면!
하고 장난질도 안 쳐요
더 이상 날아가는 초승달 잡으려고 손을 내 뻗지도
걸어가는 꿈을 쫓아 신발 끈을 묶지도
오랜지 주스가 시큼하다고 비명을 지르지도
않아요, 나는 무럭 무럭 늙느라

케이크에 내 건조한 몸을 찔러 넣고 싶어요
조명을 끄고
누군가 내 머리칼에 불을 붙이면 경건하게 타 들어갈지도
늙은 몸을 위해 박수를 치는 관객들이 보일지도
몰라요 모르겠어요

추억은 칼과 같아 반짝 하며 나를 찌르겠죠
그러면 나는 흐르는 내 생리혈을 손에 묻혀
속살 구석구석에 붉은 도장을 찍으며 혼자 놀래요

앞으로 얼마나 많은 새벽길들이 내 몸에 흘러와 머물지
모르죠, 해바라기들이 모가지를 꺾는 가을도
궁금해하며 몇 번은 내 안부를 묻겠죠
그러나 이제 나는 멍든 새벽길, 휘어진 계단에서
늙은 신문배달원과 마주쳐도
울지 않아요

* 박연준 :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에서 시 <얼음을 주세요>당선

# 감상
  화자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구름에 달 흘러가듯 언뜻언뜻 느껴지는 시
  가만히 자신을 뒤돌아 보면, 얻은 것도 없고 잃은 것도 없는 그져 담담한 생
  강한 리비도(관능적 이미지)를 발산 하다가도 소박한 자연의 낭만도 드러내
 기도 하면서 한 생을 담담하게 해탈(늙은 신문 배달원과 마주쳐도 울지 않아요)
 해 낸듯 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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