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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소 그림처럼 /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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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35회 작성일 16-06-14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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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소 그림처럼 / 조정

풀은 한 번도 초록빛인 적이 없다
새는 한 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해는 한 번도 타오른 적이 없다
치자꽃은 한 번도 치자나무에 꽃 핀 적이 없다
뒤통수에 수은이 드문드문 벗겨진
거울을 피해
나무들이 숨을 멈춘 채 그림 속으로 걸어들어 왔다
지친 식탁이 내 늑골 안으로 몸을 구부렸다
밤이 지나가고
문 밖에 아침이 검은 추를 끌며 지나가고
빈 의자에 앉아
밖을 내다보면
회색 아이들이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고 있었다
나는 다시 잠에 들어 두 편의 꿈을 꾸었다
풀은 흐리고
새는 고요하고
해는 타오르지 않고
티베트 상인에게서 사온 테이블보를 들추고
식탁 아래 몸을 구부렸다
자꾸만 어디다 무엇을 흘리고 오는데
목록을 만들 수 조차 없었다
허둥지둥 자동차를 타고 되짚어 가는 꿈은 유용하다
탱자나무 가시에 심장을 얹어두고
돌아온 날도
나는 엎드려 자며 하루를 보냈다
삶이 나를
이발소 그림처럼 지루하게 여기는 눈치였다

* 조정 : 2000년 <한국일보 > 신춘문예 당선

# 감상
  이발소 그림 하면 키치(kitsch)가 떠오른다
  작가의 혼이 깃들어 있지 않은 질 낮은 예술품
  화자는 키치처럼 니힐리즘(허무주의)적 삶을 묘사하고 있다
  이런 삶을 살다보면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데
  요즘 살기 너무 촉박해서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잃고
  이렇게 이발소 그림처럼 살아가는데
  어떡하면 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을런지?

  - 자꾸만 어디다 무엇을 흘리고 오는데
  - 목록을 만들 수 조차 없었다

  매사가 미끄덩 미끄덩 무의미하며 지루하고 곤태로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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