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적 형사(形似)와 응시의 아득함 -김부회 시인의 시적 교감과 소통의 교신[글, 엄창섭] > 내가 읽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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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시적 형사(形似)와 응시의 아득함 -김부회 시인의 시적 교감과 소통의 교신[글, 엄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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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Sunn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31회 작성일 16-07-01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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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포엠 포커스>
시적 형사(形似)와 응시의 아득함

-김부회 시인의 시적 교감과 소통의 교신

-글, 엄창섭(김동명학회 회장·본지 주간)


서해에서


김부회

펄의 알몸 뒤로 스란 한 폭 붉다

풍경이 풍경을 덧칠하는 동안 

우리 무미한 안부는 커피처럼 식고 

낮의 건조를 밀어내다 지쳐 어둠이 무뎌 질 때쯤 

웃자란 약속이 약속의 정형과 이별했다 


그물 지지대 밖 밀물이 바닥을 되돌려주고 

디딘 만삭의 섬들이 제 높이를 키운다 


켜켜이 올려놓은 모닥불 속 있어도 없는 사람이 

사그락 불꽃이 된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불쏘시개를 던진다 

이따금 다려지는 어둠의 주름

갯벌에 스며들다 미쳐 못 지운 취기의 분장

 데워진 몸을 갯바람이 식힌다 

동그란 얼굴

입 밖으로 나온 이명의 솔깃한 부름에 

소스라친 귀가 쑤욱 자란다

멀리 갈매기들만
귀항지에
뱃소리가 울린 것 같다


청각의 바깥에
어쩌면 도착해 있을지도 모를 신호 뚜~뚜


스마트 파종

김부회


그야말로,
예술적 모심기가 한창이다
컬러풀 네일아트는 이앙기로 드르륵
날다람쥐들 잽싸게 이랑 곳곳 심자마자 투두둑
돌아와 꽂히는 말씨, 들
이모작은 옛말 초당 열 모작이 훨 넘는다

홍학 한 마리
모숲이나 헤치며 우렁이 잡는지 물었다
놓치다 물었다 놓치다
한 모, 두 모
오른 손 검지 꾹꾹 눌러가며
모 심고 있다

‘아따 행님, 그러다 날 새것슈!’

그러거나 말거나 머리 위 그
안경은 대체 모 한댜
쉰내 폴폴
젖은 부리로 논바닥 콕콕, 논네

‘할아버지 시방거진다 왔다 싸게가꾸마’

왼손바닥 파노라마 모판
따듯한 파종이다, 온천지 옴팡 풍년들것다


낚, 시詩

김부회

한때 달을 필사한 적이 있다 그는 서역의 마니차 소릴 묻혀오거나 드물게 쥐고 있던 야간비행의 불빛을 슬며시 건네주기도 했다

은여우와 장미를 필사한 날이면 차가운 방바닥에 등을 붙인 채 발가락을 까닥거리는 나와 나의 미래가 서로 이슥한 밤의 속살을 제 몸처럼 핥았다 꿈의 바다 위로 ‘아나벨 리’와 밍크고래가 간밤 이야기를 뿜곤 했다

제 주인을 찾지 못한 온갖 ‘주여!’ 들이 소매 끝에 묻어온 날 ‘주여’ 의 껍질을 혀끝에 필사한 그 밤에도, 어둠을 배경으로 환생하는 달과 한 집 건너 십자가 불빛 수십 개의 구원이 두 개의 바위틈을 뚫고 다락방으로 기어들어 왔다 폐허가 된 정원이 더는 소녀를 키우지 못하고 달력이 뱀처럼 손가락을 넘어갔다

밤이 불면의 다발을 계수기처럼 토했다 그때 나는 침묵의 띠지로 묶인 내 결계의 수면 바깥을 도모하고 있었다

잠잠한 물 더 잠잠한 물속 움찔 캐미라이트

달을 챈다고 잡아챘지만 매일
낚인 것은 ‘나’였다


숫돌

김부회

제 몸 닳는 줄도 모르고
갈고 또 갈고


무뎌질 때마다
쓱쓱
날 시퍼렇게 세워주다 움푹 팬 몸


다 쓴 빨랫비누처럼 얇아진 허리에
여전히, 무딘 등짝
말없이 갈아주다


“물 한잔이면 됐다”


수돗가 한쪽 구석에 오도카니
부서질 듯
아버지



울먹꽃

김부회

그리우면요
그립다고 말하세요
여전히 내게는 당신이라, 더 그리워질까 봐
말 못했다구요

참다 참다
‘잘 지내지?’ 아무렇지 않은 듯 안부 한 줄
필사한 가슴을
계절풍에 맡겨보세요

어쩜, 그 사람도
‘잘 지내지?’ 허공에 두 줄
답장을 띄웠을지 몰라요
비행운 긴 꼬리 같은

봄 대신
하얀 뭉치 꽃이
꽁꽁 얼어붙어있던 안부를 끄덕끄덕
묻고 있어요



말하면 눈물부터 날 것 같아
일부러 꾸욱
다물고 살았던,

울먹꽃이 다시 피었다구요


모반을 획책하다

김부회



남녘의 꽃대궁에서 봉기한 뭉치 꽃을 봉화처럼 올려 두고 사쿠라의 4월에 반기를 들었다 나의 봄은 창세기 이전부터 3월이라고 우겨야 하는 절박에 잎 하나 달지 못했다 붉은 선혈을 낭자하게 뿌려댔던 동백의 설원에서도 언 땅 아래 가슴이 절개된 하얀 씨앗이 자랐고, 우리는 文章波 시인들의 노래를 섞어 서로의 온기에 다만, 의존한 채 그저 획책을 사모했을 뿐, 닌자처럼 숨어있던 삭풍의 칼날에 비록 백색 모반의 모가지가 효수되더라도 빼앗긴 봄을 찾아와야 한다고, 반란군의 옷은 백의여야 한다고 전제의 침탈, 그 허공에 흔들리다 밟히고 찢기다 (빌어먹을, 에라 빌어먹을) 변색한 내 살점의 퇴락한 윤슬이 잠시 당신의 시선을 강탈하는 오늘, 버릇처럼 계절을 강탈하면서, 모반이라고 노가릴 까면서 나의 민족주의는 3월에 개화한다면서, 징그러운 니, 뽄의 한구석을 뿐으로 만들기 위해 내 안의 내가 몽년이 년을 애모하며, 몽년이가 애무하는 허공을 닮은 사쿠라의 빈 터에 발광해야 할 4월에 정지용의 향수를 덕지덕지 뿌리는, 나와 나의 뿌리는 진즉에 봄을 되찾는 모반을, 겨울이 박제된 땅 속에서도 움켜쥐었었다


모니터 속엔 바다가 없다

김부회


바다를 모니터에 욱여넣는 사내가 있다 

바람이 파도의 치맛단을 들추는 저녁이면 

사내의 뜨거운 귓바퀴 속에 

아프로디테의 은밀했던 이야기가 소용돌이친다 

수평선 위 태양이 붉게 달군 노을빛을 

수줍게 더듬던 사내의 두 눈,

밀물에 떠밀려온 부구(浮球)처럼 정처 없다 

간혹 우주를 거슬러온 궤도 잃은 운석의 물결은 

해변에 모래알을 쌓아놓을 것이다 

붉은 물빛을 구멍 난 가슴으로 공그르며 

옛 기억을 제 뼈에 깊숙이 새겨 넣는 사내


그믐달빛의 창백한 살점들과 

별빛의 가는 뼈가 바닷속으로 수장될 때쯤이면 

뮤대륙* 바닥에 가라앉은 도시와 함께 

수몰되었던 부장품들이 그의 곁에 있을지 모른다 

빛바랜 페인트를 벗겨 낼수록 도드라지는 기억들


바다를 옮겨 심은 모니터가 끝내 거품을 게워낸다

어디서 안달루시아**의 개가 짖는다 

컹컹! 그 썩은 당나귀***의 피아노 모서리에서 

찬바람이 울고 있다





*기원전 70,000년경 남태평양에 존재했다는 가상의 대륙
**살바도르 달리의 영화제목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 제목(1928)



탁란(托卵)의 문장
-그 치명적 오류에 대한 독백

김부회

가갸거겨 하던 날부터
꽁무니 뒤로 하얗게 밀려 나오는 허물
편백나무 속, 검은 심 끝에서 수음의 냄새가 난다
남의 둥지에서
남의 알을 옆으로 밀어내다 묻은 얼룩
부적절한 관념의 행간들을 불살라버리고 갠지스 강을 건넌다
그 강어귀, 마을엔
죽음만 기다렸던 껍질들이 모여 산다
바닥을 기던 무릎과 모서리 닳은 관절의 껍질들, 지금도
거죽만 팔랑거리는 오체투지의 기도 소리는 둥둥
되돌아오지 않는, 찢긴 북소릴 흉내 내며
옷걸이에 걸려있다

변명을 깎아낼수록
몽당연필의 꼭대기에 부풀어 오른 몽당(蒙堂)*
노스님 없는 그 자리, 먼지 폴폴 날리며
연필심의 게으른 증거들만 수북이 쌓여있는 탁란(托卵)의 계절
남의 둥지에 제 새끼를 낳고 기다리는 뻐꾸기
그 울음처럼 지친 나름의 고해성사들이 흩어져가는 9호선 종점
사람의 눈보다 짐승의 눈이 더 그리운
무가지無價紙 속, 어제라는 껍질은 서늘하게 식어있다
누군가 의도한 문명의 낯선 경계에서
쌍시옷을 입에 달고
사라진 유리 구두 한 짝을 찾는 문장의 치명적 오류는
by myself
뼈다귀를 감싼 알몸의 소리는
연필과 연필심 그 지루한 사실혼 관계를 부정하고 싶은
덜, 혹은 더 깎아내야 할
검은 내 색깔이었다 어디든, 무엇이든
내 삶의, 짙은 길이 되어야 하므로



*몽당 : 선사에서, 감사 따위로 오래 근무하였거나 퇴직한 승려가 편히 쉬는 집

2)‘먼지’의 방언



손뼉의 동행

김부회

아이의 세상에는
여든여덟 개의 계단만 있었다
늦은 밤의 손가락이 희고 검은 계단을
올라갈 때면 여지없이 울리는
아래층 인터폰
“죄송합니다.”
여러 차례 오디션에 탈락한 애벌레가
숨어들어간 방에서 쿵쿵
애꿎은 계단이 얻어맞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 날
새벽을 펄펄 끓인 어미의 해장국을
두어 숟갈 뜨다마는 그에게
“피아노는 손가락으로 치는 거야”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하얗게 머리 센 자폐아들이
그만큼 늙은 필하모닉 지휘자와 협연을 한다
주름투성이가 된 손이
낮은 음정의 박수를 친다, 어머니
그 긴긴 동행의 하모니
커튼콜이 울리고, 무대 아래
한 일이라곤
곁에서 손뼉만 치고 있었다며 손사래 치는
평생 청중의 짓물러 진 눈
속, 한 방울
말갛다


태평양 블루스

김부회

헥토파스칼*
분노한 숫자가 바다의 겉면을 사정없이 깎아내던 그 날
사추리 거뭇탱탱한 태평양
한껏 부풀어 오른 파도를 향해 내갈기는 오줌발
코로나 두 병을 쏟아낸 심장을 대패질하던 헥토파스칼이 무뎌진다
내 몸속 [Delete] 키를 누르는 (Loss angel less) 로스앤젤레스!
나의 영원한 비대칭의 블루스

유목화한 사람들 굶은 고양이 눈빛들이
윌셔가 장미 다방 구석에서 소곤거리고 있다
알파벳 늘어선 그림자 사이
삐죽 돋아난 한글 입간판들 그 어둠 속에서
깨어난 아침에게 이국을 동경하는 사람들이 구걸하고 있다
아메리카 속 코메리칸 여러 컷 찰칵

거지의 유창한 영어와 이질감 묘한 거리
휘청거리는 붉은 립스틱 노천카페엔
새너모니카를 닮은 혀 짧은 발음이 내 바다를 밀어내고
아메리카노 한 잔 속
망망한 바다가 되돌아오고 있다

제 그림자를 끌고 착륙한 철새
날개만 도달한 활주로에 제복 걸친 전사들 의심의 눈초리
꾸욱 눌러 이미그레이션 통과
승인된 거주 허가를 허겁지겁 손에 쥔 그 기쁜 찬가 뒤
系 다른 방아쇠들 난사하는 총구 끝에
목적지 잃은 系들 쓰러진다
그건 뉴올리언스식 블루스를 정통으로 배우지 못한
장단이 다른 방식의 블루스
가롯 유다의 달란트*로 바꾼 영주권과
붉은 스탬프가 봉인한 시민권이
내 무명옷을 염색한 그 색 짙은 회색의 광장으로 유목민들

날개를 접는다 구룩구룩, 비둘기들의 잿빛 블루스

지하터널의 가장자리
구시렁거리는 유색 피부들을 지나 마침내 닿은
달궈진 모래알 속에 맨발을 넣었다
차가운 발등 위로 심장이 뜨겁다
도시의 모래알에 박힌 홈리스들의 까만 발만 달빛에 빛난다
세찬 바람에 한쪽 눈알만 박은 채
모래밭을 걷는다 향수병이 굴러다니는 이국의 해변
땅도 밥도 모래알이다

엑소더스라 명명할 수밖에 없는 탈출이
탈출할 수밖에 없는 변명들의 비상구
회색으로 버무린 단 하나의 출구에서 목 터져 부르는
영원한 비대칭의 블루스, 돌아갈 수 없는 유목遊牧의 계절


* 소설가 최인훈의‘광장’에서 일부 사유 차용
* 가롯 유다의 달란트는 종교와 아무 상관 없는 다만, 표현임
* 헥토파스칼- 기압의 단위를 나타내는 말, 태풍

[프로필]

김부회


2011.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모니터 속엔 바다가 없다] 당선
계간 문예바다 신인상[낚,시 外] 수상
중봉문학상 대상
모던포엠 최우수 신인상 문학평론부문 수상

월간 문학세계 문학상 문학평론 부문 대상

가온문학상 수상및 출간지원금 수혜

목월문학상 

한국문인협회 김포지부 부회장
김포신문 [시 감상 칼럼] 2013~ 연재 중

대구신문 시 전문 해설위원
모던포엠 [시적 상상력을 확장하는 새로움의 탐색] 평론 연재, 편집위원
도서출판 사색의 정원 편집주간, 계간 문예바다 편집부주간
2014 시집 《詩 답지 않은 소리》(2021 시집 (러시안 룰렛) 2019 평론집 (시는 물이다) 外 물의 연가, 느티나무의 엽서를 받다 공저

[평론] 시적 형사(形似)와 응시의 아득함

-김부회 시인의 시적 교감과 소통의 교신

글, 엄창섭(김동명학회 회장·본지 주간,카톨릭관동대 명예교수)

1. 사유(思惟)의 기표와 소통의 교신

글머리에서 ‘하나의 공간은 사회적 산물이라.’는 기드슨 르페브르의 지적을 ‘생성된 공간’의 개념으로 해석하여도 무방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현대인의 존재론적 불안은 공간 상징이 특정한 시인의 시적 형성화 과정에서 내면인식과 결부된 ‘사유의 기표와 소통의 교신’에서 비롯되는 시의 틀 짜기로 합일의 공간을 접목시킨 특정한 시인의 깊은 시의에 관한 탐색은 자못 흥미롭다. 일단 견고한 고정 체를 소통의 도구인 언어를 기능주의의 매체로 하여 자유로운 바람의 영혼으로 교신하려는 시적 행보(行步)는 행복한 언어의 집짓기로 풀이된다. 논의의 초점은 다소 빗겨가지만 창조와 모방은 서로 간극은 있지만, 그 연계성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평자는 일관되게 언어공해의 심각성을 경고해 온 바이지만, 시는 영혼의 기도이며 정서적 발현을 위한 음조임에 틀림이 없다. 이 같은 측면에서 「모던포엠 포커스」의 김부회 시인의 <서해에서>를 포함한 10편의 담백한 시격에 의한 고뇌의 작업은 지극히 합목적적이며 논리성과 시적 형사(形似)가 치밀하게 결집되어 깊은 사유에 의해 놀랍게도 상처받은 이들의 영혼이 치유(治癒)되는 인자(因子)로서의 역할 수행이기에 짐짓 긴장감을 풀어낼 것이다. 특히 진정성 있게 새로운 변이(變異)를 열정적으로 추구하는 시격(詩格)의 소유자는, 「모던포엠 포커스」를 통해 충직한 독자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기에 족한 서울 출생이다. 현재 도서출판 「사색의 정원」의 편집주간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분망한 일상에서 ‘집중과 선택’을 지향하는 월간「모던포엠」에 날(刃) 푸른 시선으로 [시적 상상력을 확장하는 새로움의 탐색]이라는 평론과 또 정서함양의 저변확장을 위해 지역신문에 독자적인 [시 감상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그는 개인시집 『詩 답지 않은 소리』(2014) 외 공저『물의 연가, 느티나무의 엽서를 받다』를 간행한 존재감을 지닌 문사(文士)로서, 내면의 성숙을 위한 자기 고백적인 자성의 육성을 이 시대의 누구보다 강하게 토해낸 시인이다. 각론하고 그 자신은 놀랍게도 현재성에 보다 충실할 뿐더러 대립과 갈등구도로 절망의 끝이 보이지 않는 조국의 암울한 사회현상에서 ‘이미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갈망했던 미래의 시간인 오늘’을 사유의 기표로 발현하지 않으면, 눈부신 꿈과 이상을 결코 구현할 수 없음을 수긍하고 있기에, 진리와 자유를 수호하는 창조적 행위를 지속하는데 주의집중하고 있다. 까닭에 시의 틀 짜기를 새롭게 모색하며 생리적으로 자유로운 영혼의 구속을 거부한 김부회 시인이 “펄의 알몸 뒤로 스란 한 폭 붉다 풍경이 풍경을 덧칠하는 동안 우리 무미한 안부는 커피처럼 식고 낮의 건조를 밀어내다 지쳐 어둠이 무뎌 질 때쯤 웃자란 약속이 약속의 정형과 이별했다...줄임...동그란 얼굴 입 밖으로 나온 이명의 솔깃한 부름에 소스라친 귀가 쑤욱 자란다//멀리 갈매기들만/귀항지에/뱃소리가 울린 것 같다/청각의 바깥에/어쩌면 도착해 있을지도 모를 신호 뚜~뚜(서해에서)”에서 ‘이명의 솔깃한 부름에 소스라친 귀가 쑤욱 자란다’의 시적 발상에 의한 변형의 특이성은 더없이 신선한 충격이다.

이 같은 정황에서 ‘시적 형사와 응시의 아득함’을 현재성으로 기표화하기 위해 그 자신이 긴장감을 발동시키고 호흡 또한 가다듬지 않을 수 없는 까닭에 김부회 시인의 시 심리는 자연을 거부하거나 자연과 대립하는 창조 정신을 지닌 동시에 자연에 순응하는 시적 추구의 향방으로 가늠되어 놀랍게도 불가분의 관계성을 유지, 변형하기에 이른다. 다행스럽게도 지극히 합목적적이고도 견고한 성곽(城郭)처럼 상호보완적 공존의 양상으로도 분류되고 해석되기에 화자인 그 자신의 전제(前提)는 어디까지나 ‘시의 색깔과 경향, 그리고 남다른 시의 틀 짜기’는 몰입 뒤의 역주(力走)에 의한 불멸의 시혼에 기인한 실험정신의 편린(片鱗)과 맞물려 있다.

2. 시적 감응(感應)과 자의적 은폐

냉전 이후의 세계질서에 대해 미래학자인 사무엘 p. 헌팅톤이 ‘문명충돌의 세기’로 언급하였듯이, ‘문화의 지역구심주의’를 맞아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현대문화 예술의 장을 추구하면서 특정한 지역에 거처하는 시인들이 담당해야 할 시대적 소임과 그 몫의 탐색이 요청되는 까닭에, 최소한 자존감을 지닌 시인이라면 현재적 공간을 축으로 정체성(Identity)의 확립은 물론, ‘직면하는 삶의 처소를 만남과 조화의 장'으로 치환시켜야 한다. 모름지기 시적 자아에서 분출되는 서정성은 자연과 인간, 그리고 즉물적 현상에 대한 주체의 동일자적 욕망의 산물로 인식됨은 물론 ‘타자를 왜곡시킬 수 있는 점과 타자 중심의 사유를 관통해 공감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가능성’이 감지되기에 오랜 날 평자 또한 의도적인 언어유희(pun)와 혼성모방(pastiche)이 심각한 한국시단의 현상을 향해 격조 높은 내면인식의 소중함을 나름대로 경계하여 왔음은 한번쯤 유념할 일이다.

어디까지나 창조적 영혼은 위대하고 아름답기에 “자기 일에 헌신적이며 최선을 다하면 누구나 자기가 처한 환경을 바꿀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라는 ‘용서와 통섭(通涉)’을 교시(敎示)한 넬슨 만델라의 실천궁행처럼 지금의 우리가 꿈을 실현하지 않으면 불가능을 현실로 전환할 수 없기에, 진리와 자유를 수호하는 정신작업의 종사자들은 감당치 못할 고통으로 비록 쓰러질지라도 창조적 정신작업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 점은 화자 자신이 부친의 ‘땀과 아픔, 또는 고통이 육화(肉化)’된 삶의 질료(숫돌)에 아득한 유년의 기억을 불러 모아 “다 쓴 빨랫비누처럼 얇아진 허리에/여전히, 무딘 등짝/말없이 갈아주다//“물 한잔이면 됐다”//수돗가 한쪽 구석에 오도카니/부서질 듯/아버지(숫돌)”를 통한 시적 상상력의 확장은, 격변의 현대사회가 일관되게 변형의 틀을 만들어가야 할 존엄한 생명외경(生命畏敬)의 시간대에서 특정한 존재의 시적 매혹에 관한 탐색에 잇닿아 있기에 “부서질 듯/아버지” 그 의미는 보다 명백하여 교시적(敎示的)이다.

이 같은 현상에서 고도의 기법을 검색하지 않더라도 김부회 시인의 시적 맥락에서 “그야말로,/예술적 모심기가 한창이다/컬러풀 네일아트는 이앙기로 드르륵/날다람쥐들 잽싸게 이랑 곳곳 심자마자 투두둑/돌아와 꽂히는 말씨, 들/이모작은 옛말 초당 열 모작이 훨 넘는다(스마트 파종)”이나 또는 “밤이 불면의 다발을 계수기처럼 토했다 그때 나는 침묵의 띠지로 묶인 내 결계의 수면 바깥을 도모하고 있었다//잠잠한 물 더 잠잠한 물속 움찔 캐미라이트/휙/달을 챈다고 잡아챘지만 매일/낚인 것은 ‘나’였다(낚, 시詩)”라고 고정인식의 틀을 깨며, ‘잠잠한 물 더 잠잠한 물속’이라는 깊은 사유(思惟)의 통로를 걸쳐 반문하고 확인한 내적 성숙을 위한 통찰의 모색임은 간과(看過)치 말아야 한다. 그 자신의 반증처럼 “봄 대신/하얀 뭉치 꽃이/꽁꽁 얼어붙어있던 안부를 끄덕끄덕/묻고 있어요(울먹꽃)”에서와 같이 ‘말하면 눈물부터 날 것 같아 일부러 꾸욱 다물고 살았던, 그 울먹꽃이 다시 피었기에’ 세상은 더없이 살맛나고 아름다운 공간이다.


남녘의 꽃대궁에서 봉기한 뭉치 꽃을 봉화처럼 올려 두고 사쿠라의 4월에 반기를 들었다 나의 봄은 창세기 이전부터 3월이라고 우겨야 하는 절박에 잎 하나 달지 못했다 붉은 선혈을 낭자하게 뿌려댔던 동백의 설원에서도 언 땅 아래 가슴이 절개된 하얀 씨앗이 자랐고, 우리는 文章波 시인들의 노래를 섞어 서로의 온기에 다만, 의존한 채 그저 획책을 사모했을 뿐, 닌자처럼 숨어있던 삭풍의 칼날에 비록 백색 모반의 모가지가 효수되더라도 빼앗긴 봄을 찾아와야 한다고, 반란군의 옷은 백의여야 한다고 전제의 침탈, 그 허공에 흔들리다 밟히고 찢기다 (빌어먹을, 에라 빌어먹을)
-<모반을 획책하다>에서

바다를 모니터에 욱여넣는 사내가 있다 바람이 파도의 치맛단을 들추는 저녁이면 사내의 뜨거운 귓바퀴 속에 아프로디테의 은밀했던 이야기가 소용돌이친다 수평선 위 태양이 붉게 달군 노을빛을 수줍게 더듬던 사내의 두 눈, 밀물에 떠밀려온 부구(浮球)처럼 정처 없다 간혹 우주를 거슬러온 궤도 잃은 운석의 물결은 해변에 모래알을 쌓아놓을 것이다
-<모니터 속엔 바다가 없다>에서


편의상 인용한 시편 <모반을 획책하다>나 <모니터 속엔 바다가 없다>는 비교적 호흡이 길고 “삭풍의 칼날에 비록 백색 모반의 모가지가 효수되더라도 빼앗긴 봄을 찾아와야 한다”고 지상에 갈앉은 톤으로 유장미(悠長美)가 넘쳐나지만, 식상하거나 구태를 빗겨간 참신하다. “아프로디테의 은밀했던 이야기가 소용돌이치는” 그 자유로운 바람의 영혼처럼 시상의 전개나 번짐, 그리고 이행(移行)은 일순의 머뭇거림을 허락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바람의 상징성은 고정되지 않은 무상의 존재로 걸림이 없는 자유자재로 때로는 덧없음에 연계되고, <숫타니파타>에서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으로 기술하고 있다. 한편 바람의 미감은 풍요의 숨결, 삶의 약동을 의미하는 까닭에 정의로움과 순수성이 변질되고 무너져 내린 시간대에 한 사람의 당당한 예언자적 시인으로 가슴 저미는 고통을 감내하면서 ‘모든 것을 수용하는 바다(母性)의 대의(大義), 포용심’을 지니고 여유로운 삶을 갈망하는 의연함은 눈물겹다. 따라서 따뜻한 감성과 신념의 소유자로 시어의 다의성에 의한 분별력을 지니고 변형의 시학에 열중하는 그의 시편은 놀랍게도 역동성과 생명감을 수용하고 있어 때로는 ‘노을빛’처럼 그렇게 매혹적(魅惑的)이다.


특히 김부회 시인의 시미(詩味)를 음미하면 그의 시적 형상화의 작업은 전체적인 틀을 유지하면서도 그의 시편들은 미적 세계의 창조라는 고정관념만을 고집하지 아니하고, 시적 상상력이 거부감 없이 확장되어 빛난다. 그뿐만 아니라 “시는 체험이다.”라는 마리아 릴케의 역설처럼 인생의 길에서 만나고 접하는 자잘한 ‘느낌, 냄새, 사유’ 등을 통해 체득한 일상의 체험이 비중 있게 발현되고 있다. 무엇보다 시의 모체인 순수서정시에 뿌리내리고 새로운 시의 틀을 위한 도전·실험을 위해 고독 앞에서 고뇌하며, 창조한 조화의 자유로움이 때로는 새들의 날개 짓으로 변형되어 생명력을 지탱함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특히 끈끈한 인연의 층위를 겸허하고 소중하게 인식하고 있는 그만의 시정신은 ‘들어냄보다 감추려는 낮춤의 미덕’이 풀어져 있어 담백한 시격(詩格)은 가일층 효용성을 지닌다. 아울러 그가 빚어낸 생명의 편린(片鱗)은 비정한 현대사회에서 공동체인식을 절감해야 할 인간관계의 지속적인 일깨움으로, 단순히 기계적인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친근한 관계이기에 동공(瞳孔)의 눈물 속에서도 말끔 씻겨나 이채롭다.

3. 피사체의 응시와 영혼 치유

한 사람의 정신작업의 종사자의 시적 작위(作爲)는 단순한 언어유희(pun)가 아니기에, 비정한 후기산업사회에 있어 현대인에게 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것은 생명적이고 의미 있는 창조 행위이기에, 그의 시편 중에서 안정된 호흡으로 채색된 일련의 시편인 “그 강어귀, 마을엔/죽음만 기다렸던 껍질들이 모여 산다/바닥을 기던 무릎과 모서리 닳은 관절의 껍질들, 지금도/거죽만 팔랑거리는 오체투지의 기도 소리는 둥둥/되돌아오지 않는, 찢긴 북소릴 흉내 내며/옷걸이에 걸려있다(탁란(托卵)의 문장 -그 치명적 오류에 대한 독백)”의 보기나 또는 “낮은 음정의 박수를 친다, 어머니/그 긴긴 동행의 하모니/커튼콜이 울리고, 무대 아래/한 일이라곤/곁에서 손뼉만 치고 있었다며 손사래 치는/평생 청중의 짓물러 진 눈/속, 한 방울/말갛다(손뼉의 동행)”는 비교적 시적 질료나 기법의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다. 또 같은 맥락에서 시적 질료를 모순어법에 결속하되 절제된 감정을 미적 주권이 확립된 “속, 한 방울/말갛다”로 발현된 존재의 꽃인 순수서정시의 전경화(全景化)는 절창(絶唱)으로 칭해도 결코 과장되지 아니하다.


모처럼 만남의 소중함에 의해 「모던포엠 포커스」에서 김부회 시인의 시편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에 있어 평자가 “사유의 기표(記標), 시의 분할과 통합”에서 시인식의 큰 틀을 ‘행복한 꽃나무 가꾸기와 영혼의 잠식’으로 지적한 바 있으나, 의미망을 확장하는 관계층위는 지난 해 7월, 그 자신의 <시적 대상의 관찰과 통찰-사유의 확장에 대한 모색>의 평론 심사평에서 ‘창조하는 영혼은 아름답기에 따뜻한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한국평단에 활력이 넘쳐날 자존감이 당당한 역풍을 가로지를 주자(走者)의 질주를 새삼 기대한다.’는 동일한 기대감에, 언어의 다양성이 응축된 그의 시편에 대한 조응(照應) 또한 무관하지 아니하다. 본질적 고독 앞에서 빛나는 그의 시적 특이성은 생명의 기표에 의해 직조된 전율 같은 가슴 떨림인 동시에 우리가 공감할 지극히 서정적인 황홀감이다. 나름대로 ‘시의 샘(泉)’에서 길어 올린 시편에서 유추할 수 있는 그만의 실존은 일상에서 만나는 물상이나 현재성에 의한 정황은 ‘공즉시색(空卽是色), 색즉시공(色卽是空)’으로 수락되어 생명의 꽃을 피워내는 정치(情致)한 일면과 주지적 실체라는 점이다. 이와 같이 새로운 시의 골격(꼴)을 위해 쌓기와 허물기를 반복하는 김부회 시인에게 있어, 시적 접근과 소재의 선택은 블레이크식 발상으로 신비성마저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기실 다매체시대에 현대인들이 비열한 이기주의에 이끌려 이해 중심적이지만, 그는 ‘증오의 소리(음성)가 생명 세포를 죽인다.’는 이론을 중시하고 있기에 절박한 기대감은 국경을 이탈한 인류화평에의 합일로 “도시의 모래알에 박힌 홈리스들의 까만 발만 달빛에 빛난다/세찬 바람에 한쪽 눈알만 박은 채/모래밭을 걷는다 향수병이 굴러다니는 이국의 해변/땅도 밥도 모래알이다//엑소더스라 명명할 수밖에 없는 탈출이/탈출할 수밖에 없는 변명들의 비상구/회색으로 버무린 단 하나의 출구에서 목 터져 부르는/영원한 비대칭의 블루스, 돌아갈 수 없는 유목遊牧의 계절(태평양 블루스)”에서 다시금 유추되듯이, 그의 시적 지형성(Topography)은 현상적인 고뇌마저도 미감에 담아 풀어내고 있다. 비록 모순어법 적이나 생경하여 낯익고, 추상적이면서도 물상적(物像的)인 시어의 특이성은 때로는 남성적 투박함이 육성(肉聲)으로 툭툭 던져지는 담백함은 그만의 시적 동력에 해당함은 무론하고, 불확실한 의식을 걷어내고 평상심에 의한 자아존재의 심사(深思)로 생명경외에서 이행된 삶의 충만감을 배경지식(Schema)으로 삼고 있다. 다소 혼탁한 우리시단의 현상에서 빛나는 시의 서정적 영토를 조성하기 위해 인고의 밤을 밝히는 자신의 삶에 있어 그만의 시 정신을 겨냥한 새로운 발견과 접근의 통로를 걸쳐 감정을 절제한 뒤, 시적 기법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이처럼 그 자신이 삶의 공간을 따뜻한 시선으로 응시하며 때로는 젊은 초상(肖像)의 아픈 기억마저 아름다운 서정의 미감으로 장식하려고 영혼의 닻줄을 당기는 섬세하고 적확한 언어 캐기는 그의 시편에서 응축되어 충격적으로 전율을 안겨주나 끝내 성채처럼 빛난다. 특히 「모던포엠 포커스」 7월의 대상자로 선별되어 불가피하게 뭉뚱그려 “시적 형사(形似)와 응시의 아득함 -김부회 시인의 시적 교감과 소통의 교신”으로 한 사람의 지근거리에 있는 시인의 시각으로 조명하였지만, 대다수 이 땅의 충직한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기에 결코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은 물론이다. 비록 ‘피사체의 응시와 영혼의 치유’에서 새삼 의도적인 주의집중은 아니더라도 무릇 뜨거운 대륙의 심장을 지닌 자랑스러운 시인임을 자처할 자존감을 지닌 정신작업의 종사자라면, 경계허물기로 가슴을 열어놓고 시적 상상력을 확장시켜 불가능을 가능으로 전이시키는 비공인 된 입법자여야 한다.


글의 말미에서 모쪼록 김부회 시인에게 거는 한결 같은 기대감이라면, 극소수의 창조자로서 “글은 곧 그 사람이라.”는 뷔퐁의 지적처럼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자적인 깊은 시인식의 층위와 의미론적 순환의 통로를 걸쳐 비록 참담하고 불확실한 현재적 삶의 시간대일지라도 “인생은 네모나게 태어나서 둥글게 죽는다.”라는 대니얼 고들립의 변화와 내적 성숙의 합일로 소외된 인간관계성을 회복시킬 당당한 존재감과 그만의 육성, 그리고 긍정적 사고를 일체(一體)로 결집시켜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예언자(Prophet), 따뜻한 감성과 영감을 지닌 존경받는 평론가로서 창조적인 비판기능을 엄숙히 수행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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