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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묵 / 김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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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63회 작성일 16-08-16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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潑 墨 / 김희숙

밀밭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휩쓸린다
흩뿌려진 씨앗들은
휩쓸리는 풍경이 되고
한 번씩 밀려왔다 밀려갈 때마다
푸른색을 버리고 누르스름한 색을 묻혀오는
바람타고 노는 것이다
밀밭 위쪽으로 붉게 노을이 밀려와있다
붉은 발묵으로 번져있다

밀밭 위 하늘은 간지러운 것이다
누렇게 익은 껍질 속에는 터질 듯
흥분이 숨어있는 것 같지만 사실
그 껍질 속에는 젓가락 반기는 국수가 들어있고
노릇노릇 빵이 들어있다

검은 먹 같다 잠든 어릴적 같다
고조부는 하늘에 살짝 먹을 스쳤을 뿐인데
얼룩진 노을 저편
둥그런 하늘의 귀퉁이마다 번져 나오는 발묵

밀밭 끝이 까끌까끌하다
끼니는 다 저렇게 까끌까끌한 것들에서 나온다
가끔 입 안이 까끌까끌한 것도
까끌까끌한 세상에서 지친 바람 탓이다

여름, 몇 번의 발묵이 번져 갔으나
변변한 묵화 한점 건지질 못했다
판 걷어치우고 나면
뭉쳐서 집어던진 화선지 몇 뭉치
여전히 하늘에 뭉게뭉게 떠있다

* 김희숙 : 2011년 <시와표현> 등단

# 감상
  화자는 저녁 노을 짙은 밀밭 풍경을 바라보고있다
  서정은 조물주가 화선지 위에 먹물 갈아 뿌리는 묵화처럼 역동적이고 아름답다
  하얀 화선지 위로 검게 번지는 발묵은 노을탓에 붉게 일렁이며 화자의 어린시절
  까지 번져간다, 발묵하는 고조부가 떠오르는 것이다
  하늘 간질이며 저 일렁이는 밀밭의 풍경 속에서 현실로 돌아와 국수를 생각하고 빵
  을 생각하기도 하면서 화자는
  여름, 몇 번 발묵이 번져 갔어도 변변한 묵화 한 점 건지질 못했다고 아쉬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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