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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 서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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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922회 작성일 16-09-14 04:46

본문

자화상 / 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 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꽃살구가 꼭 하나 먹고 싶었다고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한 초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그 커다란 눈이 나를 닮았다 한다,

스물 세 해 동안 나를 키운건 팔할이 바람이었다,
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더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지 않을란다,

찬란히 띄워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 위에 얹힌 시의 이슬에는
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뜨린
병든 수캐마냥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

# 감상
  시인 서정주가 스믈세 살때 쓴 시라하는데, 첫구절부터 대뜸
  "애비는 종이었다" 충격적인 시구가 내가슴을 훔칫 때린다
  이 시대는 일제치하를 말하는 것으로 자신을 비하시키므로 민족의
  아픈 한을 독자들의 가슴을 깊이 두드리고 있다

  "스물 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 시인의 파랑만장한
    젊은 시절을 이마를 탁 치게하는 기막힌 은유로 표현해 낸 것이다
    시인은 일제 치하 한 때 넝마주이로 살았다 하는데 그 한 많은 오욕과
    치욕, 고통과 고달픈 삶을 바람으로 표상하고 있는데,

    어떤 이는 그에게서 죄인을 읽기도 하고 천치를 읽기도 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뉘우치지 않으리라 한다
    후에, 세상 사람들은 그를 친일파라 하였고, 또 독재자 대통령에게 생일
    축시를 써 준 것이 문학인의 올곧은 정신을 훼손하였다 하여 바난 하기도
    하였지만, 자기는 단지 시를 쓰는 시인일뿐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 어쩌면
    진정한 시인다운 생각이 아닌가, 생각된다

    시인이 살아 온 나락 같이 처절한 고통과 비극 속에서 시인 만이 담아낼 수 있는
    독특하고도 주옥 같은 시편들을 누가 모래도 나는 존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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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미당은 30년대 중반 등단하여 60년 이상 한국 시단에 거목으로 자리매김한 시인

그에 관한 과거의 친일시비와 80년대 군부독재를 칭송한 과오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의 천부적 시적 재질만큼은 인정해야 한다고 보는 게 저 개인적 생각

미당의 시세계를 관통하는 건 생명의 탐구이자, 영원성의 추구이죠

또한, 토속적인 한국어의 개발과 보존 및 그 완성을 위한 노력도 인정해야죠

오늘, 올라온 자화상에서도 느껴지는 거지만
미당은 언제나 시 앞에서는 <新人>인 현재진행형이란 느낌..

어쨌던, 그는 언제까지나 한국 詩史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될 겁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호수바위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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