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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것을 기다리며 / 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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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79회 작성일 16-09-27 05:08

본문

헛것을 기다리며 / 안도현

이제 나를 사로잡고 있는 것이 그 무엇 무엇이 아니라
그 무엇 무엇도 아닌 헛것이라고, 써야겠다

고추잠자리 날아간 바지장대 끝에 여전히 앉아 있던 고추잠자리와,
툇마루에서 하모니카를 불다가 여치가 된 외삼촌과,
문득 어둔 밤 저수지에 잉어 뛰던 소리와.
우주의 이마를 가시로 긁으며 떨어지던 병똥별과,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을 때 새털구름처럼 밀려오던 자잘한 슬픔들을

내 문법 공책에 이제는 받아 적어야겠다
그동안 나는 헛것을 피해 여기까지 왔다
너의 눈을 재 속에 숨은 숯불의 눈으로 보지 못하고,
너의 말을 처마 끝에 달린 풍경의 귀로 듣지 못하고,
너의 허벅지를 억새밭머리 바람의 혀로 핥지 못하였다

그래 여우라면, 사람의 키를 훌적 뛰어넘어
혼을 빼고 간을 빼먹는 네가 여우라면 오너라
나는 전등을 들지 않고도 밤길을 걸어
그 허망하다는 시의 나라를 찾아가겠다
너 때문에 뜨거워져 하나도 두렵지 않겠다

# 감상
  제목이 "헛것을 기다리며" 이다
  제목부터 독자의 마음을 미끄덩 미끄덩 헛것을 본것도 같고 아닌것고 같은
  애매모호성이 독자를 혼란에 빠뜨린다
  헛것을 본다는 것은 迷妄 하다는 것인데 그런 미망함이 덜컥 야릇한 서정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고추잠자리 날아간 자리에 여전히 고추잠자리, 툇마루에서 하모니카 불던
  외삼촌 등은 과거의 한때를 헛것으로 현실로 불러오므로써 옛날의 아련한
  그리움과 슬픔을 이제는 영구히 기억해 두어야겠다고 시인은 다짐을 한다
  그래서 이제까지는 그 헛것을 진정한 가치로 보지 못하였으나,
  이제는 오너라 네가 여우라도 나는 그 여우 같은 밤길을 걸어 허망하다는 시
  의 나라(궁극적인 시인의 길)를 찾아가겠다, 너(헛것) 때문에 뜨겁게 달아올라
  하나도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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