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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 규환 / 김성대(19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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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면수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00회 작성일 16-09-28 12:10

본문

아비 규환 / 김성대(1972~ )


  어둠 속에서는 어둠만 보도록 해 어둠 너머를 생각하지 않도록 해 어디 서 있는지 모르니까 절벽인지 난간인지 모르니까 움직이려 하지 말고 가만히 서 있도록 해 생각은 위험해

  아비는 아직도 종이다
  자신이 거느린 악몽의 노예
  고농도의 살아 있는 노예근성
  속에 어떤 악몽이 매장되어 있는지
  뒤돌아보는 일 따위 일어나지 않는다
  생각하는 일 따위 여기서는 금기다
  완전히 잊어야 악몽이 충전되니까
  처음인 것처럼 악몽을 장전하는
  악몽을 장전하고 지옥을 건설하는

  아비들이여 수고가 많다 이런 지옥을 건설하느라
  악몽을 앞다투고 악몽에 봉사하면서 도달한 지옥이 이 정도
  악몽을 심기 위해 무슨 짓이든 마다 않는 모질고 질긴 아비들이
  장인과 사위 간일 수도 있고 동서지간일 수도 있는 추물들이
  서로의 악몽을 알아보고 손잡은 지옥
  위대하지 않은 딸의 죽은 아비의 나라

  살아남아야 돼, 지옥의 인사법
  지옥에서 잘 사는 자들은 악마들뿐이다
  악쓰고 악에 받쳐 살아남아온 악마적 생존력
  이게 현실이다, 악밖에 안 남은 투혼을 불사르는 악마적 현실 감각
  그들이 버젓하니 여기는 지옥이 맞다
  악몽 같은 현실이 증강하는 당신들의 전국
  아이들이 죽어나는 동안 아비들은 더 늙는다
  늙어버릴 대로 늙은 아비들은 아이 대신 오래오래 살고

  해마다 갱신되는 지옥
  누가 노예인지 모르게 모두가 노예이게
  끊임없이 노예이게 끝없이 노예이게
  지옥의 연결 고리가 되어 한 걸음 다시 제자리걸음
  아비들은 스스로 지옥이 된다

  여기는 여전히 다시 쓰여 지는 지옥이고 저 너머, 그러니까 네가 갈 곳도 지옥이다 지옥하고도 변두리, 그러니까 그냥 살아 다를 거 없어 점점 더 깊은 지옥에서 점점 더 오래 돌아올 뿐 돌아와서는? 다시 지옥을 준비하지

  필사적으로 살아남을수록 지옥
  거품을 물고 지지할수록 지옥의 분산
  지옥의 점유율이 늘고 있다
  저 산란하는 걸신들린 지옥들
  지옥에서 생지옥으로 지속되는 지속 가능한 악몽
  그들은 그들의 악몽이니까 깨고 싶지 않은 악몽이니까


  웹진『시인광장』 2016년 4월호.


이런 시를 만나면
아, 하고 호흡이 잠시 흐트러진다.
긴장이라기 보다 반가움...
젊은? 시인이 아비(무간지옥)와 규환지옥을 이렇게 절절하게 풀어내니
연합 아비들은 시인을 향해 叫喚하겠다.
늘 여건만 되면 적반하장이 가능한
아비들의 세상, 참
“수고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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