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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희 NO,7 / 이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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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88회 작성일 16-10-01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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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희 NO,7 / 이미산

느린 음악이 검은 옷의 경호원처럼 낮게 깔린다
검은 부츠와 검은 장갑과 검은 브래지어와 검은 팬티
달이 뜨지않아요 내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요
제단을 오르는 사제처럼 우주로 향하는 전사처럼
검은 갈색의 휴대용 남근을 흔들며 춤추기 시작한다
6더하기 9는 오래된 초코랫이죠
9더하기 6은 최신형 장난감이죠
막대 초코랫 같은 장난감 권총 같은 그것이
여자의 다리 사이를 거슬러 오른다 팔과 팔 사이로 건너다닌다
목으로 옆구리로 쓰다듬고 핥고 비빈다
당신 이마는 차갑게 식었군요
당신 가슴은 몹시 야위었어요
겨드랑이에 문질러 날개를 달아준다
꿈이 가벼우면 높이 날 수 없어요
얉고 부드러운 소재의 새로 나온 입술 한 번 느껴보실래요
부풀대로 부푼 그것을 뜨거운 입술처럼 생긴 그곳에 깊숙히 밀어넣어
탕,탕,탕,탕,탕,탕,탕,
신음소리 한 마디 새어나오지 않는다 단물 한 방울 흘러내리지 않는다
전신에 스며드는 이 검은 액체는 뭐죠
혹시 내 쭈그러진 보름달? 눈물?
여자는 차거운 바닥에 드러누워 느리게 느리게 경련한다
여린 짐승처럼 웅크린다
울고 있을 내 달을 위해 노래해 줘요
검은 궤도를 따라 달콤한 초코랫을 뿌려줘요
당신의 검은 피로 달의 쭈그러진 배를 채워줘요
당신의 피가 내 눈물이게 해줘요
당신 이마는 차갑게 식었군요
달이 뜨지 않아요 내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요

* 이미산 : 2006년 <현대시> 등단

# 감상
  텍스트에 흐르는 분위기가 화자의 숨겨진 어떤 알레고리인지도 모르겠다
  검은 옷을 입은 무희의 날아갈듯 추는 춤 속에서
  이해할 수 없는 비문들이 혼재해 있고, 짓게 풍기는 색스 냄새는 화자의 어떤
  욕망의 내면적 세계를 표출하는 듯 하다
  텍스트 내내 흐르는 무희의 슬픈 그늘이 화자의 아픈 심상이라 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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