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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 송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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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72회 작성일 16-10-08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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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 송찬호

그 해 봄 결혼식 날 아침 네가 집을 떠나면서 나보고 찔레나무숲에 가보라 했다

나는 거울 앞에 앉아 한쪽 눈썹을 밀면서 그 눈섭 자리에 초승달이 돋을 때쯤이면 너를
잊을 수 있겠다 장담 하였던 것인데,

읍내 예식장이 떠들썩했겠다 신부도 기쁜 눈물 흘렸겠다 나는 기어이 찔레나무숲으로
달려가 덤불아래 엎어 놓은 하얀 사기 사발 속 너의 편지를 읽긴 읽었던 것인데 차마 다
읽지는 못하였다

세월은 흘렀다 타관을 떠돌기 어언 이십 수년 삶이 그렇게 징소리 한 번에 화들짝 놀라
엄겹결에 무대에 뛰어오르는 거 어쩌다 고향 뒷산 그 옛 찔레나무 앞에 섰을 때 덤불 아래
그 흰 빛 사기 희미한데,

예나 지금이나 찔레꽃은 하앴어라 벙어리처럼 하앴어라 눈썹도 없는 것이 꼭 눈썹도 없는
것이 찔레나무 덤불 아래서 오월의 뱀이 울고 있다

# 감상
  기막힌 발상과 지독한 그리움이다
  읍내 예식장의 떠들썩한 풍경과 신부가 써놓고 간 뒷산 찔레나무숲 하얀 사기 그릇 속
  편지 읽는 장면이 오버립 되면서 슬픈 이별의 장면은 절정에 이른다 (나는 거울 앞에
  앉아 한쪽 눈썹을 밀면서 눈썹 자리에 초승달이 돋을 때쯤이면 너를 잊을 수 있겠다)
  세월은 흘러 타관 떠돈지 어언 이십 수년, 징소리 한 번에 화들짝 놀라 엉겹결에 무대에
  뛰어오른 광대처럼 그렇게 세월이 흘렀건만 뒷산 찔레덤불 아래 그 흰빛 사기그릇은 잊
  지 못하는 것이다
  그 그리움은 한이 되고 한이되어 (찔레꽃은 하앴어라 벙어리처럼 하앴어라) 가슴 속 깊이
  새겨져 남아 있는 것이다(눈썹도 없는 것이 꼭 눈썹도 없는 것이 찔레 덤불 아래서 오월의
  뱀이 울고 있다)

  송홧가루 날리는 뒷산 솔밭 아래
  찔레 꺾던 순이가
  이렇게 그리움으로 다가올 줄
  그때는 몰랐어요
  긴 세월 까마득 잊고 있다
  모닥불 연기 피어오르듯
  이제 와서 그리워지는 것은 왜일까요?

  까만 눈망울 빨간 볼 적시며
  빤히,
  바라보던 단발머리 순이야
  내가 너 잊지 못하듯
  너도 나 잊지 못할까?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곳
  그곳이 생각나면 그때가 그리우면
  두 눈
  꼭-
  감아보렴

  양짓말 돌담 밑에는
  채송화 봉선화가 활짝 피어 있고
  봄바람에 휘날려 온 마을 가득
  꽃 보라 몰아치던
  살구꽃 복사꽃잎들 아직도
  눈가에 어른거린 단다

                      졸작,<옛 생각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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