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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가고 봄날 온다 /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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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95회 작성일 16-12-0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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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가고 봄날 온다 / 박성우




    이장님 댁 애먼 사과나무 묘목을 깡그리 뜯어먹어 사과나무 꼬챙이로 만들어놓던 염소 깜순이, 좁은 흙길 풀 뜯어 먹어 우리집으로 드는 흙길을 음메헤에 음메헤에 넒혀주던 깜순이, 뽕잎가지 감잎가지를 꺾어내면 검은 눈 끔뻑끔뻑 짧은 꼬리 툭툭 다가오던 깜순이, 겨우내 철골 개막에서 마른 콩대와 콩깍지로 버티더니 봄 강변 매실나무 밑에 들어 첫 새끼를 놓는다 혼자 까막까막 산통을 앓고 혼자 까막까막 새끼를 받고 혼자 까막까막 새끼를 핥아 세워, 봄 강변 매실나무 연분홍 꽃잎이 어메에 어메헤에 어메에 흩날린다


鵲巢感想文
    묘이부수자유의부苗而不秀者有矣夫 수이부실자유의부秀而不實者有矣夫
    싹은 돋았으나 꽃이 피지 않는 것이 있고 꽃은 피었으나 열매가 맺지 않는 것이 있다. 싹-꽃-열매로 인생을 이야기한다. 싹 틔우는 과정이 있다면 꽃을 피워야 할 단계가 있다. 꽃을 피웠다면 열매로 맺는 과정도 이루어야 한다. 모든 싹이 모두 열매로 맺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풍파를 겪어야 이룬다.
    무엇을 그리 먹었는지 깜순이는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먹었다. 이장님의 사과나무 묘목도 깡그리 뜯어 먹고 결국 꼬챙이로 만들었다. 좁은 흙길, 풀도 이리저리 다 뜯어 먹었다. 겨울철 마른 콩대도 콩깍지도 없어 못 먹지 생존에 가릴 것은 없었다. 봄이 오고 까막까막 새끼를 낳았다.
    사업도, 글쓰기도 뭐 하나 제대로 된 것도 없지만, 또 제대로 안 한 것도 없다. 그냥 꾸준히 먹고 그냥 꾸준히 싸질렀다. 용기다. 생존에 가릴 것이 뭐 있겠나 말이다. 見義不爲無勇也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보고도 하지 않는 것은 용기가 없는 것이다. 내가 필요한 것은 해야겠다. 단지 의義로 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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