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을 읽다 / 강정숙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틈을 읽다 / 강정숙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76회 작성일 16-12-12 20:36

본문

틈을 읽다 / 강정숙





    생이 지루하다고 제 몸통을 그었는가
    태고사 가는 길목 깊이 금 간 바위 한 채
    틈새를
    열어놓고서
    개미 떼를
    풀고 있다

    삶도 가끔 출렁대야 쓸쓸하지 않다며
    오월 젊은 하늘이 천둥 비 쏟아 내고

    봄날은
    공양간 열어
    이팝꽃을
    풀고 있다


鵲巢感想文
    틈이 뭔가? 사이다. 물체가 벌어진 상태, 어떤 공간이 생긴 것을 틈이라 한다. 시인은 천 년 보존하며 지낼 것 같은 바위도 아주 빠개 젖혀 놓고 개미 떼를 풀고 있다. 봄날 젊은 하늘도 천둥 비 다 쏟아 내고 공양간 열 듯 이팝꽃 푼다. 시가 어쩌면 관능미 철철 흐른 것 같아도 이 속은 삶을 관조하는 철학이 있다.
    천둥 치는 하늘이 있고 비 흠뻑 쏟아 낸다 하더라도 결국 끝장낼 것 같은 바위라도 생은 지루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출렁대야 쓸쓸하지 않은 것이며 그러니 하늘도 바위도 이팝꽃도 있는 것이다.
    하루는 세무서 볼일이 있어 다녀왔다. 물론 세무 관련 일 때문에 갔지만, 세무사는 나에게 이런 말씀을 주신다. ‘선생은 글 하니까 책도 쓰시고 대단하십니다.’ 나는 거저 웃음이 일었다. 카페 하니까 돈이 궁하고 돈이 궁하니 틈을 제대로 메워야 할 취미는 있어야겠다 싶어 책을 좋아한 것이라는 궁색한 답변으로 얼버무렸다. 안 그러면 깃발 들고 러닝머신 착 달라붙어 신나게 달리고 있던가 말이다. 이러지도 못한 것이 또 시간이다. 어쨌거나, 틈은 메워야 삶은 환하다.
    파도처럼 긴장되는 즉 생동감 넘치는 어떤 일이야말로 우리가 바라는 삶이다. 전 봉건 시인의 ‘피아노’처럼 끊임없이 서슬 퍼런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가 하면 그 바다로 뛰어가 아주 신나게 칼날 하나를 집어 드는 이도 있어야 진정한 삶이겠다.
    그러니 틈을 만들자. 희망찬 내일을 위해서라도 그 틈을 만들자. 에궁, 나는 또 조만간 틈을 만들겠다고 써놓는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661건 5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6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9 0 01-05
46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9 0 06-14
45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8 0 11-15
45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8 0 01-24
45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7 0 04-23
45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6 0 02-09
45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5 0 01-18
45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2 0 12-24
45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2 0 09-30
45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1 0 01-19
45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1 0 01-05
45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0 0 01-20
44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0 0 05-14
44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0 0 04-21
44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0 0 12-21
44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7 0 01-15
44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7 0 12-07
44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6 0 03-02
44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6 0 01-12
44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6 0 06-18
44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6 0 01-23
44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3 0 12-18
43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1 0 01-25
43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1 0 01-04
43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1 0 01-07
43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0 0 05-14
43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9 0 06-08
43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7 0 02-25
43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7 0 04-23
43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6 0 06-19
43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6 0 05-18
43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5 0 12-08
42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4 0 01-03
42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3 0 06-15
42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3 0 06-24
42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8 0 01-22
42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6 0 01-27
42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2 0 12-14
42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0 0 03-05
42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9 0 01-17
42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9 0 06-05
42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9 0 12-26
열람중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7 0 12-12
41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5 0 09-30
41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1 0 01-08
41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1 0 12-30
41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7 0 01-11
41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3 0 01-17
41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1 0 01-23
41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7 0 01-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