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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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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 / 강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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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31회 작성일 16-12-1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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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 / 강기원





    양들의 침묵, 그 미치광이 / 렉터 박사가 아니어도 / 피부는 모으고 싶지 / 퀼트처럼 조각조각 잇대어 보고 싶지 / 맘에 안 드는 얼굴은 / 깔아뭉갤 엉덩이로 / 분주했던 팔다리는 / 의연한 등판으로 / 냉정한 척하는 두피는 / 뜨거운 가슴으로 / 아니, 아예 여자를 남자로 / 천사를 악마로 바꾸어 보고 싶지 / 스무 살의 피부 / 마흔 살의 피부 / 오르가슴에 젖은 피부 / 고독의 소름 박힌 피부 / 때에 따라 적절히 / 갈아 붙이고도 싶지 / 늙은 피부는 얼마나 많은 사연을 / 능청스레 감췄는지 / 늘이고 늘여도 끝없이 늘어날걸 / 수줍은 창조주는 아니지만 / 이건 은밀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 거룩한 제사 / 태우는 대신 벗겨 내어 / 한 땀 한 땀 다시 새기는 / 피의 박음질 / 껍질만으로 잘도 속는 / 시력 나쁜 세상에게 / 멋지게 복수하는 일 / 아니, 아니 / 그냥 농담 거는 일


鵲巢感想文
    우리는 피부 같은 시를 쓰고 싶다. 마치 퀼트처럼 조각조각 난 삶을 하나씩 이어 붙이고 싶듯 마흔 살의 나이지만, 스무 살의 앳된 얼굴로 오르가슴에 적고 싶다. 때에 따라서 고독은 갈아버리고 능청스럽게 흐린 하늘 보아도 창조주는 절대 수줍지 않게 은밀하게 쓰고 싶다. 내 우울함과 삶의 고통을 치료할 수 있는 이 한 땀씩 깁는 피의 박음질, 껍질과도 같은 나의 이야기를 적고 싶다. 세상은 모두 외면할지라도 나는 농담처럼 나 자신을 그냥 내버려 두고 싶진 않다.

    원래 이 詩는 행 가름 되어 있다. 지면상, 붙여 쓴 것에 시인께 송구하다.

    껍질은 보이는 외면을 말한다. 공자께서는 여유주공지재지미如有周公之才之美, 사교차린使驕且吝, 기여부족관야이其餘不足觀也已이라 했다. 설령 주공과 같은 훌륭한 재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교만하고 인색하다면 그 나머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훌륭한 재능보다 겸손과 후함이 먼저다.

    사회는 나만 사는 것이 아니다. 서로 나누며 살아야 하는데 인색하고 교만하다면, 누가 나에게 붙어 있겠는가! 즐거움과 행복은 결코 돈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껍질, 남에게 보여줄 재력이 뭐에 필요하며 남에게 보여줄 권력이 또 뭐에 필요한 것인가! 정작 바르게 쓰지 못한 재력과 남용한 권력은 오히려 나를 더 위험에 빠뜨리기 쉽다.

    詩, ‘껍질’을 읽다가 진정 껍질다운 것은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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