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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가을비 / 박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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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53회 작성일 16-12-27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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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가을비 / 박기섭






봄비는 봄비라서
산개울 빗장을 풀고

거년에 이운 꽃을
다시 물어 올리고

파 고추 모종을 내고
상추씨를 뿌리고

가을비는 가을비라서
눈썹을 적시다 말고

잦아든 봇도랑이
혀짤배기 소리를 하고

깨타작 콩타작을 하고
저녁밥을 안치고


鵲巢感想文
    박기섭 선생은 시조 시인이다. 위 시는 선생의 시조집 ‘角北’에서 뽑았다. 현대시가 길고 장황한 나머지 읽기가 불편하고 거기다가 난해하기까지 하여 대중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지 오래된 건 사실이다. 시조는 정형시라 읽을 게 없는 게 아니라 압축적이면서도 익살스럽고 여백의 미를 충분히 살려 동양화 한 폭 감상하듯 하고 거기다가 자연미까지 더한 것도 꽤 있다.

    나는 박기섭 선생을 처음 만난 건 ‘현대문학’ 월간지에서다. 몇 년 전이었지 싶다. 선생의 시 시제 ‘물항라 하늘빛’이었다. 나는 이 시조가 시조인지도 모르고 읽었다. 짧고 간결하면서도 읽는 맛이 꽤 있었는데 읽다가 보니까 아! 이거 괜찮다 하는 생각이 들어 퍼뜩 필사하여 시마을에 올린 적 있다. 물론 감상문도 적어 올렸다마는 시가 이러했으면 하는 마음은 필자나 선생이나 같은 마음일 게다.

    위 시조를 읽으면 나는 소싯적 생각만 떠오르는데 갱분에서 놀기도 한 적 있고 서당꼴에 가 논 적도 있었다. 수제비 참 좋아했다. 얄팍한 돌을 들고 흐르는 물 위나 고여 있는 물 위에다가 참방참방 띄우는 일인데 친구들끼리 내기도 했다. 그때가 참 좋았다. 세월은 벌써 이만치 흘러 머리는 셀 정도니까!

    선생의 시조 ‘봄비, 가을비’는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이미지를 참방참방 띄우는 수제비 같다. 탐미적인 색채가 강하다. 봄비, 산개울, 빗장, 거년, 이운 꽃, 씨를 뿌리고, 가을비, 눈썹, 잦아든 봇도랑, 혀짤배기 소리, 깨타작, 콩타작, 저녁밥을 안치고……. 이러한 시어는 모두 일차적 의미를 떠나 자연적이면서도 결코 자연적이지가 않다. 가만히 생각하면 웃음도 일어서 하루가 그냥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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