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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 고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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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24회 작성일 16-12-3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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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 고영민





    코에 호스를 꽂은 채 누워 있는 사내는 자신을 반쯤 화분에 묻어놓았다 자꾸 잔뿌리가 돋는다 노모는 안타까운 듯 사내의 몸을 굴린다 구근처럼 누워 있는 사내는 왜 식물을 선택했을까 코에 연결된 긴 물관으로 음식물이 들어간다 이 봄이 지나면 저를 그냥 깊이 묻어주세요 사내는 소리쳤으나 노모는 알아듣지 못한다 뉴스를 보니 어떤 씨앗이 700년 만에 깨어났다는구나 노모는 혼자 중얼거리며 길어진 사내의 손톱과 발톱을 깎아준다 전기면도기로 사내의 얼굴을 조심스레 흔들어본다 몇날며칠 병실 안을 넘겨다보던 목련이 진다, 멀리 천변의 벚꽃도 진다 올봄 사내의 몸속으론 어떤 꽃이 와서 피었다 갔을까 병실 안으로 들어온 봄볕에 눈꺼풀이 무거워진 노모가 침상에 기댄 채 700년 된 씨앗처럼 꾸벅꾸벅 졸고 있다


鵲巢感想文
    시제가 식물이지만, 시 내용은 식물에 관한 내용은 아니다. 어머니와 아들과의 관계다. 아들은 식물처럼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뇌사 상태로 보인다. 코에 호스를 꽂은 채 누워 있는 사내다. 사내는 말은 할 수 없지만, 의식은 분명하다. 저렇게 나이 많은 노모께서 나의 몸을 반쯤 돌렸다가 다시 또 반쯤 돌려가며 닦아 준다. 나는 어머니께 어떤 말 한마디 할 수 없지만, 어머니의 고생을 생각하면 오로지 빨리 죽고 싶을 뿐이다.
    뉴스는 어떤 씨앗이 700년 만에 깨어났다는데 아들은 깨어날 기미는 없고 나이 많은 어머니는 아들의 손톱과 발톱을 깎는다. 봄은 오고 꽃은 피었다가 지는데 세월만 원망스럽다. 노모는 이제 봄볕에 눈꺼풀이 무겁다. 아들의 침상에 기대어 700년 된 씨앗처럼 꾸벅꾸벅 졸고 있다. 아!
    가슴 먹먹하게 읽었다.

    소고기 국밥집으로 유명한 식당이 있다. 가끔 시간 나면 가족과 함께 가기도 하고 지인과 같이 가 먹을 때도 있다. 이 집에는 유명인이 있다. 다운증후군으로 가게에 들어오고 나가는 차를 관리한다. 차가 들어오면 거수경례하며 반듯하게 손님을 안내한다. 식사 마치고 나가는 차가 있으면 지휘봉으로 나갈 길 안내하며 거수경례한다. 다운증후군은 평균 수명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사회에 봉사하며 사는 모습은 늘 밝고 긍정적이며 더 나가 적극적이다.
    우리 주위의 사회를 돌아보면 식물인간은 아니지만, 이 시 내용처럼 식물과 같은 사람은 얼마나 많은가! 부모님께 받은 우리의 생명이다. 무슨 일이든 사회에 봉사하며 적극적이며 어울려 살아야 하지 않은가! 이런 일감 속에 내일을 위한 희망을 품으며 하루를 보람 있게 보낼 수 있지 않은가! 대학 졸업하고 마냥 집에만 있는 아이는 그 부모의 마음은 어떠하겠는가! 우리는 절대 시간에 승복할 수 없는 생명을 가진 존재다. 우리는 모두 죽어간다. 한 생명을 바라보며 노모도 죽어가는 것은 마찬가지다. 우리의 역할은 무엇인지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시다.
    씨앗, 우리는 이 씨앗과 같은 존재로 이 사회에 몸담고 있느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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