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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 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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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89회 작성일 17-01-0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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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 허연








    형제는 같은 둥우리 안에서 어미 새의 사랑을 놓고 싸운다. 먼저 태어난 형은 큰 덩치로 둥우리를 장악한다. 엄마의 사랑을 가진 형에게 둥우리는 세계다. 보수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동생은 할 수 없이 진보주의자가 된다. 먼저 태어나 덩치가 큰 형에게 이기려면 녀석은 둥우리를 부정해야 한다. 둥우리를 긍정하는 건 죽음이다. 그래서 동생은 평등을 외친다. 진보는 늘 성공 아니면 죽음이다. 동생으로 태어난 새가 할 수 있는 건 혁명밖에 없다. 새로운 둥우리를 만들지 않는 이상 그에게 미래는 없다. 그런데 혁명의 성공확률은 낮아서 대부분 실패하고 모든 것은 유지된다. 둥우리 안에서 형은 눈물을 흘리며 동생을 밖으로 밀어낸다. 역사다.

    보리밭에는 언제나 바람이 불었다.
    보릿대가 쓰러졌고 시간은 흘렀다.
    새들이 하늘을 난다.

*겐 로치 감독의 영화


鵲巢感想文
    이 시는 총 2연으로 구성한다. 1연은 진술이고 2연은 묘사다. 1연은 시를 쓰게 된 동기로 상황을 아주 자세하게 언급한다. 시 1연만 읽어도 강자와 약자, 보수와 진보와의 대결 속에서 역사는 항상 강자, 보수의 역사였다. 시 2연, 보리밭은 민중을 뜻한다. 민중은 언제나 꿈과 소망이 일었다. 하지만, 그 꿈은 늘 꺾였고 기회를 잡은 측 보수는 늘 승리했다.

    시인은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을 보았다. 아일랜드의 완전 독립을 꿈꾼 두 젊은 형제간의 싸움이다. 물론 시인이 말하고 싶은 것은 이 영화의 줄거리를 얘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역사다. 역사는 진보와 보수의 진영에서 싸움이었다.

    이 시에서는 진보와 보수로 얘기했지만, 이는 좌익과 우익이었으며 그 이전에는 공화당과 왕당파로 나뉘었다. 우리의 정치 상황은 해방과 동시에 강대국의 정치 상황과 맞물려 좌익과 우익이라는 두 개의 정부로 나뉘었다. 벌써 70년 이상이나 한 민족이 분단으로 나뉘어 살았다. 우익정부는 정치적 발전과 경제의 부흥을 이끌었지만, 정치는 불안했다.

    지금 현재의 민주주의를 갖추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이러한 민주주의 바탕에서도 16년 겨울 초입에 터진 국정농단과 비선 실세인 최순실 게이트의 파문은 우리의 정치 수준이 어떠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우리는 자유와 평등, 더 나가 공정한 사회를 만들고 싶다. 누구나 능력껏 취업하며 소신껏 자아를 일깨우는 공정한 기회를 원한다. 정치가 무엇인가?

    논어의 안연(颜渊)편에 나오는 말이다. 제(齐)나라 임금이 공자에게 정치란 무엇이냐고 물었다. 공자의 대답은 "君君(군군), 臣臣(신신), 父父(부부), 子子(자자)", 즉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 각자에게 소임에 충실할 때 조화롭고 안정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우리가 맡은 소임을 바르게 행하고 있는가?

    그러면 정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공자께서는 족식足食하고 족병足兵하여 민신지의民信之矣라 했다. 굶지 않을 만큼의 양식과 안전한 군사력,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호신뢰를 통한 건전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 했다.

    인류역사상 가장 민주주의를 이룩한 현대 사회도 공자의 말은 하나의 이상이었다. 보릿대가 쓰러지지 않고 바람에 휘날리는 보리밭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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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허연 시인께서 쓴 시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을 감상하다가 좋은 영화가 생각났다. 네덜란드 영화 ‘미힐 드 로히테르’로 우리나라 이순신 장군을 떠올리게 한다. 민중을 대표하는 공화당과 왕권 중심의 보수 세력인 왕당파의 정치적 대립과 여러 강대국 사이의 한 국가의 생존을 펼친 영화라 보면 좋겠다.

    허연 1966년 서울 출생 1991년 [현대시세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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