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 박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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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63회 작성일 17-01-10 00:04본문
외도 / 박완호
그리움의 거처는 언제나 바깥이다 너에게 쓴 편지는 섬 둘레를 돌다 지워지는 파도처럼 그리로 가 닿지 못한다
저마다 한 줌씩의 글자를 물고 날아드는 갈매기들, 문장들을 내려놓지 못하고 바깥을 떠돌다 지워지는 저녁, 문득 나도 누군가의 섬일 성싶다
뫼비우스의 길을 간다 네게 가닿기 위해 나섰지만 끝내 다다른 곳은 너 아닌, 나의 바깥이었다
네가 나의 바깥이듯 나도 누군가의 바깥이었으므로, 마음의 뿌리는 늘 젖은 채로 내 속에 젖어 있다
그리운 이여, 너는 항상 내 안에 있다
鵲巢感想文
시제 외도는 우리나라 경남 거제에 딸린 섬이다. 여기서는 외도가 하나의 그리운 존재다. 그리운 존재로 외도지만 화자는 외도(外道)로 그 그리움을 표현한 것 같다. 이러한 외도에 닿을 수 없지만 즉, 그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나도 누군가의 외도(外島)로 그러니까 누군가의 그리움 대상일 수도 있다. 이것은 마치 뫼비우스의 길을 가듯 너를 찾아 계속 걸어도 이는 결국 너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도로 나의 바깥일뿐, 그러므로 너로 향한 나의 마음은 늘 젖어 있다. 너를 언제나 그리워하듯이 말이다.
나무의 뿌리는 늘 젖어 있다. 나무는 곧 너를 안을 수는 없지만, 너의 그리움을 통해(나를 꼭 껴안았으므로) 나의 흡수력으로 나의 이파리를 다는 것이다. 나무는 너의 몸속에 있으며 너는 나의 마음에 있다. 너는 나의 마음을 이불처럼 늘 덮고 있다. 그러므로 내가 존재한다.
우리는 외도 같은 존재다. 어떤 일이든 그 일에 몰입하지 않고는 제대로 수행할 수 없으며 부모의 한 치 보살핌이 없으면 어린아이가 제대로 커갈 수 없고 어떤 한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집중적인 보호가 따라야 가능한 게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모른다. 오로지 이 시에서 말하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다. 너는 이쪽으로 이 면만 걸어가고 나는 이쪽으로 이 면만 걸어가는 어떤 존재일 뿐이다. 하지만, 이러한 연결고리가 돌고 돌지만 우리는 상대의 보살핌에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것이 바로 사회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주권을 가진 국민이며 커피 업계에 일하는 바리스타며 나를 뽑아준 카페의 한 일꾼이 아닌가! 하지만 국가에 커피와 카페에 조금이라도 고마워했던 적은 있었던가! 단지 나의 이익에 의해 살아오지는 않았던가!
시 감상문을 적다가 필자는 이런 생각을 했다. 어느 지인으로부터 새끼 고양이 두 마리를 얻어 키우게 되었다. 하나는 수놈으로 대체로 털이 하얗다. 하나는 완전 새카만 털로 암놈이다. 집에 애완용으로 키우는 동물로 거저 귀엽게만 볼 일이 아니다. 귀여운 것만큼 챙겨야 할 일도 꽤 많다. 그러니 그만큼 신경 써야 한다.
하루는 책상에 앉아 이것저것 적고 있는데 고양이 두 녀석은 옆에서 잠을 잔다. 어찌나 정신없이 자는지 이렇게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일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다. 근데 까만 털을 가진 암놈이 잠 깼는지 어정거리더니만 수놈 사타구니를 핥는 것 아닌가! 수놈은 저릿한지 아랫배 씰룩거린다. 암놈은 사정없이 핥는다. 그 옆 언저리까지 말끔히 제 혀로 다 닦았다. 또 하루는 이제 수놈이 암놈의 거시기를 아주 핥아 먹는 게 아닌가!
물론 이 시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족이다. 나는 고양이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움이란 저 고양이처럼 상대의 똥구멍을 핥는 것이다. 상대의 똥구멍을 말끔히 핥아줄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시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당신의 이야기를 잘 들을 줄 아는 사람 당신의 글을 잘 읽을 수 있는 사람 그러니까 사회에 몸담고 있으며 서로의 의지가 되며 서로 보탬이 되는 사람 말이다.
여하튼,
외도는 삼다三多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외우는 길밖에는 없다. 이것이야말로 외도다. 그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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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박완호 충북 진천 출생 1991년 계간 [동서문학] 등단
그리움의 거처는 언제나 바깥이다 너에게 쓴 편지는 섬 둘레를 돌다 지워지는 파도처럼 그리로 가 닿지 못한다
저마다 한 줌씩의 글자를 물고 날아드는 갈매기들, 문장들을 내려놓지 못하고 바깥을 떠돌다 지워지는 저녁, 문득 나도 누군가의 섬일 성싶다
뫼비우스의 길을 간다 네게 가닿기 위해 나섰지만 끝내 다다른 곳은 너 아닌, 나의 바깥이었다
네가 나의 바깥이듯 나도 누군가의 바깥이었으므로, 마음의 뿌리는 늘 젖은 채로 내 속에 젖어 있다
그리운 이여, 너는 항상 내 안에 있다
鵲巢感想文
시제 외도는 우리나라 경남 거제에 딸린 섬이다. 여기서는 외도가 하나의 그리운 존재다. 그리운 존재로 외도지만 화자는 외도(外道)로 그 그리움을 표현한 것 같다. 이러한 외도에 닿을 수 없지만 즉, 그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나도 누군가의 외도(外島)로 그러니까 누군가의 그리움 대상일 수도 있다. 이것은 마치 뫼비우스의 길을 가듯 너를 찾아 계속 걸어도 이는 결국 너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도로 나의 바깥일뿐, 그러므로 너로 향한 나의 마음은 늘 젖어 있다. 너를 언제나 그리워하듯이 말이다.
나무의 뿌리는 늘 젖어 있다. 나무는 곧 너를 안을 수는 없지만, 너의 그리움을 통해(나를 꼭 껴안았으므로) 나의 흡수력으로 나의 이파리를 다는 것이다. 나무는 너의 몸속에 있으며 너는 나의 마음에 있다. 너는 나의 마음을 이불처럼 늘 덮고 있다. 그러므로 내가 존재한다.
우리는 외도 같은 존재다. 어떤 일이든 그 일에 몰입하지 않고는 제대로 수행할 수 없으며 부모의 한 치 보살핌이 없으면 어린아이가 제대로 커갈 수 없고 어떤 한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집중적인 보호가 따라야 가능한 게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모른다. 오로지 이 시에서 말하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다. 너는 이쪽으로 이 면만 걸어가고 나는 이쪽으로 이 면만 걸어가는 어떤 존재일 뿐이다. 하지만, 이러한 연결고리가 돌고 돌지만 우리는 상대의 보살핌에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것이 바로 사회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주권을 가진 국민이며 커피 업계에 일하는 바리스타며 나를 뽑아준 카페의 한 일꾼이 아닌가! 하지만 국가에 커피와 카페에 조금이라도 고마워했던 적은 있었던가! 단지 나의 이익에 의해 살아오지는 않았던가!
시 감상문을 적다가 필자는 이런 생각을 했다. 어느 지인으로부터 새끼 고양이 두 마리를 얻어 키우게 되었다. 하나는 수놈으로 대체로 털이 하얗다. 하나는 완전 새카만 털로 암놈이다. 집에 애완용으로 키우는 동물로 거저 귀엽게만 볼 일이 아니다. 귀여운 것만큼 챙겨야 할 일도 꽤 많다. 그러니 그만큼 신경 써야 한다.
하루는 책상에 앉아 이것저것 적고 있는데 고양이 두 녀석은 옆에서 잠을 잔다. 어찌나 정신없이 자는지 이렇게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일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다. 근데 까만 털을 가진 암놈이 잠 깼는지 어정거리더니만 수놈 사타구니를 핥는 것 아닌가! 수놈은 저릿한지 아랫배 씰룩거린다. 암놈은 사정없이 핥는다. 그 옆 언저리까지 말끔히 제 혀로 다 닦았다. 또 하루는 이제 수놈이 암놈의 거시기를 아주 핥아 먹는 게 아닌가!
물론 이 시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족이다. 나는 고양이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움이란 저 고양이처럼 상대의 똥구멍을 핥는 것이다. 상대의 똥구멍을 말끔히 핥아줄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시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당신의 이야기를 잘 들을 줄 아는 사람 당신의 글을 잘 읽을 수 있는 사람 그러니까 사회에 몸담고 있으며 서로의 의지가 되며 서로 보탬이 되는 사람 말이다.
여하튼,
외도는 삼다三多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외우는 길밖에는 없다. 이것이야말로 외도다. 그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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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박완호 충북 진천 출생 1991년 계간 [동서문학]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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