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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시終詩 / 박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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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60회 작성일 17-01-12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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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시終詩 / 박종만






    나는 사라진다
    저 광활한 우주 속으로.



鵲巢感想文
    가슴이 종일 답답했다. 일이 있어도 답답하고 일이 없어도 답답한 나이가 되었다. 그만큼 책임이 따르는 나이다. 내 어깨에 씌운 멍에를 벗는 날 나는 정말 홀가분해질 것인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책임이 따를 때가 살아 있음을 느끼겠지. 

    거래처 찾아 나서는 일, 오시는 손님 맞아 이것저것 상담하고 손님께 시중드는 일, 이런저런 일 마치고 식사하며 하루 일기를 마감하고 내일을 위해 잠을 청한다. 시간은 되풀이하며 흘러도 우리는 점점 늙는다.

    한 업계에 20년 이상 일을 했다. 매번 똑같은 일을 반복만 한 것 같은데 일은 꽤 성장했다. 성장의 원인은 역시 경쟁이었다. 죽지 않으려고 이 일을 포기하지 않았다. 다른 어떤 일에 대한 두려움이라든가 낯선 어떤 감정 같은 게 싫어 더욱 매진했던 일이었다. 경쟁을 뚫고 나가는 것은 역시 자본 증식을 꾀하며 부피를 키우는 것이었다. 부피는 인력이 더 필요로 하며 경비는 더욱 증가한다. 훨씬 효율적인 사업으로 진행하려면 가장 큰 경비인 인건비를 줄여야 한다. 어쩌면 혼자 조용한 카페를 하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도 여러 번 했다. 성장은 이런 모순까지도 극복해야 한다. 사업만 그런 것일까?

    우리 인류는 어디에서 왔는가? 중ㆍ고등 역사 시간에서 배웠던 인류사가 떠오른다. 약 200만 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직립보행과 그 이전의 우주 탄생과 더불어 지구의 탄생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진화는 현생인류를 만들었다. 그사이 수많은 인종이 이 지구에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어떻게 사라졌는지는 분명히 알 수 없으나 많은 인류학자는 이를 파헤쳐놓기까지 했다. 한때 제럴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총, 균, 쇠’와 ‘문명의 붕괴’를 읽고는 밤잠을 스쳤던 적이 있었다. 인류는 낯선 환경을 이겨냈으며 경쟁자였던 수많은 집단과 싸움을 이겨냈다.

    문명은 하루 24시간에 인류사로 비유한다면 23시 58분에 이르러서야 태동했다. 대륙 간의 문명의 격차와 그 원인을 읽고 제럴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설득력에 탄복했다. 그러는 인류는 어디로 가는가?

    우리는 죽으면 흙으로 간다. 흙은 각종 만물의 어머니다. 씨앗을 품고 배양하고 또 다른 생물로 키워낸다. 나는 그렇다고 다른 생물로 환생하는 것일까? 한때는 불교의 윤회설 같은 것도 믿은 적 있었다. 하지만, 죽으면 모든 것은 끝이다. 한 생물로 유전인자는 소멸한 것이다.

    시인 박종만 선생의 시 ‘종시’ 짧지만 아득하게 읽힌다. 우주의 끝은 과연 있는 것인가? 끝없는 우주는 신비 그 자체다. 현대과학으로는 그 끝을 가름할 수 없다. 이 끝없는 우주에 생물체는 단지 이 지구뿐이다. 마치 남태평양 상의 작은 섬 이스터 섬처럼 말이다. 이 섬에는 인구 약 4천 명 정도 모여 산다. 모아이 상이라는 거석 상을 만들었던 시대, 지금으로부터 천 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이 고립된 섬에서 살았던 사람은 외지로 나가려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까! 그 한 방편이 거석 상 모아이를 만들었던 것은 아닐까?

    우주에 떠 있는 이스터 섬, 이 지구는 인류는 어떤 희망을 안으며 미래를 바라보아야 하는가!

    얼마 남지 않은 우리의 생명은 어디로 가는가? 시인 박종만 선생의 시 ‘종시’ 나는 사라진다. 저 광활한 우주 속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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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박종만 시전집 해토. 641p
    박종만 1946년 전북 정읍 출생 196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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