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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거울 / 박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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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97회 작성일 17-01-14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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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거울 / 박정원




    내가 만든 감옥에 물을 붓습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물이 여생을 보내야할 곳입니다.

    금강석으로도 깰 수 없는 유리창입니다. 누구라도 들 수는 있으나 허투루 풀려날 수 없는 방입니다.
 
    물구나무서거나 뒤집히지 않고서는 기거할 수 없는 철창입니다. 떠밀어도 흐르지 않습니다. 섬뜩한 고요만이 물의 숲에 빼곡합니다.

    물을 잡기 위해 핸드폰 카메라를 들이댑니다. 인화되지 않는 강물은 허물 많은 해안으로 잠입했을까요.

    늦었다고 얘기하는 것은 내 그림자와 서먹서먹하기 때문입니다.

    황홀했던 그림자가 파문으로 번집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씩 나를 올려다보는 뒤태가 스르르 잠입합니다.

    저 홀로 나오지 못합니다. 내가 보이지 않고서는 마주할 수 없습니다. 당신은 내 속의 비경秘境을 속속들이 알고 있습니다.



鵲巢感想文
    물거울은 자아의 내면세계를 말한다. 시는 역지사지易地思之다. 처지를 바꾸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종이 한 장은 백만 평이다. 물론 이 말은 어떤 속어라든가 흔히 쓰는 말은 아니다. 방금 떠올라 적어본 것이다. 한 장의 거울에 자아를 담는 것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작품이며 시간과 관계없는 영속성과 수많은 창작의 씨앗이라 나는 백만 평이라 했다. 그러니까 백지장은 거울이며 감옥이다. 일기를 적는다는 것은 하루를 성찰한다는 말이다. 내가 만든 감옥에 물을 붓는다는 말은 거울 같은 흰 종이에 맑고 깨끗한 마음을 담는다는 말이다.

    이러한 자아의 내면세계를 그린 물은 금강석으로도 깰 수 없는 유리창과 같다. 안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그 유리창 말이다. 누구라도 안을 들여다볼 수 있지만, 누구나 허투루 풀 수 없는 것이 자아의 세계관이다. 이를 시인은 물이라 했으며 더 나가 물거울이라 했다.

    물을 잡기 위해 핸드폰 카메라를 갖다 대보지만 물은 여간 잡히지 않는다. 물은 그 내면의 세계이니까 어찌 자아의 속을 핸드폰으로 찍을 수 있을까 그러니까 인화되지 않은 강물은 해안으로 잠입했을까 하는 의문형을 내세웠다. 물은 깨끗하고 한 점 허점 하나 없는 걸러진 진실이라면 강물은 그 세월을 말하며 물의 포괄적이라 순수성은 좀 떨어진다.

    물을 얻기 위해서는 내면의 순수성을 포착하며 이것을 예술로 승화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그러니까 자아의 내면에 대한 성찰로 그 그림자를 시인은 화두로 삼았다. 그림자는 곧 자아가 아니라 자아로부터 육탈한 구름과도 같다. 이것의 결정체인 물거울이 되기 위해서는 시인의 수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다.

    물거울이 고여 있는 곳을 어떤 호수라고 치자! 시인은 이를 물의 숲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내가 보는 것 같아도 호수(물의 숲)가 보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의 완전체이므로 비경의 속속들이 아는 것이 된다. 물거울은 시를 제유한 시어라고 보면 물의 숲은 시집을 은유한 시구라고 보면 좋겠다.
    그러면,
    나의 물거울에 돌을 던져본다. 던진 돌에 대하여 바람을 가르는 속도에 관하여 파문은 알고 있다. 물거울을 금강석으로도 깰 수 없는 유리창이라 치자! 금강석보다 덜 야문 돌에 대하여 사과의 진실을 모르고 바람을 억세게 밀치며 날아가는 새가 있다. 새의 이마에는 쑥대밭 같은 깃털은 생소하다. 황홀한 뒤태 같은 것도 없다. 투명한 바람에 풍경을 만끽하며 날아가는 새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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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박정원 충남 금산에서 출생 1998년 <시문학>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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