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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담 / 윤의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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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61회 작성일 17-01-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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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담 / 윤의섭




    그제야 완성된 문장인 듯 목련이 피었을 때
    비가 내렸다 이날 목련은 가장 위험한 서술어였다
    그러므로 떨어지는 꽃잎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 침묵은
    스스로 초대한 종말 이후에 쓰이는 은유
    화답을 요구하는 죽음이라는 진공
    봄나무를 따라 한 줄 바람이 필적을 남기면 지상엔 꽃무덤의 비명이 새겨졌다
    누군가 우산을 펼치자 때 늦은 눈이 내렸고
    그것은 적절하게 고른 낱말이라고 할 수 없었다
    계절은 이어졌다 대답을 들으려면 대답을 끝내야 했던 것처럼
    봄의 종족들은 짧은 말줄임표를 남긴 채 사라졌지만
    당신은 아직도 말이 없다 노을이 묻힌 자리에 몇 번의 밤이 젖어 들도록
    말이 없으므로 나는 영원의 말을 늘어놓는다 공원엔 이국의 언어 같은 꽃들이 새로 피어
    났다
    달빛이 쓰인 뒤에 태양이 열매가 맺힌 뒤에 겨울이 사람이 죽은 뒤에 천국이
    모든 회답은 끝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이 증거를
    당신은 전면 폐기 중이며
    끝내 나는 다가올 날들에 대한 긴 후일담일 것이다
    제 꼬리를 삼키며 간신히 연명하는 쓸쓸한 문장 그 무한한



鵲巢感想文
    언제였는지는 모르겠다. 선생의 시집 ‘마계’를 사다 읽은 적 있었다. 시집 ‘마계’를 다 읽고 난 후, 나는 마계가 마개(그러니까 병마개 같은 그 마개)라는 소리 은유일 거라며 히히덕 거리며 혼자 즐거웠던 적 있었다. 내 머리는 온통 난독증인데다가 음란증까지 더하여 한마디로 난잡한 그림만 그렸다. 이 시집에 ‘마력’이라는 시가 있는데 선생께서 사용한 시어, ‘소금 창고’라는 말에 그만 꽃인 적 있었다. 내 나름으로는 그 후유증이 좀 오래갔다. 시는 결코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루소의 말이었던가! 스스로 배울 생각이 있는 한, 천지 만물 중 하나도 스승이 아닌 것은 없다. 사람에게는 세 가지 스승이 있다고 했다. 하나는 대자연, 둘째는 인간, 셋째는 사물이다. 시인은 자연의 목련에서 비롯한 착안에서 절묘한 시 한 수를 얻었다. 여기서 필담筆談이라 함은 말이 통하지 않을 때 글로 써서, 서로 묻고 대답하는 것을 말한다.

    시 1행에서 시 10행까지가 묘사다. 목련은 시인의 수제자쯤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목련은 객체다. 꽃잎은 목련이 생산한 일부분이며 문장을 제유한다. 시 11행에서 시 18행까지는 약간의 진술이 가미된 묘사다. 객체는 문장을 남겨놓고도 말이 없으므로 시인은 말을 늘어놓았다. 공원은 세계관이다. 이 세계는 여러 알아듣지 못하는 말로 도배하듯 피었다.

    결국, 시인은 모든 회답은 끝에서 시작한다며 단언하기까지 한다. 열매가 맺힌 뒤에 겨울이 오고 사람이 죽은 뒤에 천국이 있듯 그렇게 객체는 아예 꽃 무덤을 없애려 한다. 그러니까 증거를 전면 폐기한다. 끝내 시인은 이는 긴 후일담으로 남을 거라는 쓸쓸한 문장만 남겨 놓는다. 그러므로 이 시 필담은 아직 그 회답이 오지 않은 상태다. 아직 천국이 오지 않았으므로,

    20c 최고의 경영학자였다. 피터 드러커는 앞으로 다가오는 21c는 지식 정보화 시대가 도래할 거라는 명언을 남겼다. 교수의 말은 맞았다. 어느 업체든 그 생존은 홍보의 한 방편으로 자사의 제품이나 기업 이미지를 교육하기에 바빴다. 하물며, 커피 시장도 마찬가지다. 커피 한 잔을 팔기 위해 교육한다는 것은 예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필자는 매주 주말에 커피 문화 강좌를 개최한다. 많은 사람이 이 교육을 통해서 정보를 가져갔다. 실지로 개업한 사람도 많으며 더 나은 교육을 받기 위해 길 나서는 사람도 꽤 보았다. 하지만, 이들이 제자리 갖추었을 때는 진정 그 뿌리를 알겠는가 말이다. 어떤 분은 극구 부인하는 사람도 많이 보아왔다. 경쟁은 그 뿌리를 부인하여야 잎을 맺을 수 있겠다는 잘못된 인식이다. 뿌리가 없다면 삶도 없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무엇이든 서로 도움이 된다면 오히려 더 크게 일어날 것을 잘 모르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대형 프랜차이즈만 성공에 더 가까운 것도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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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윤의섭 1968년 경기도 시흥 출생 1994년 [문학과 사회]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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