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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시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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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68회 작성일 17-01-2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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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시 / 김미정




    두 마리 얼룩말이 달리고 있어 초원은 아니지 멀리서 보면 초원일지도 모르지 얼룩말이 아닐지도 모르지 리듬을 타는 검정과 흰색 사이 검게 탄 꽃잎들이 누워 있어 창밖에는 그녀가 펄럭이고 지난 밤 타오르던 침대는 젖어가지 오늘 이토록 현실적인 무늬는 없지 내가 고딕체로 사랑해 라고 말하자 서로 다른 시간을 달리던 손목들이 빠르게 시들었어 넌 계단을 오르고 난 종이 그림자를 움켜잡지 이제 너의 손을 놓을까 이 아침 빗줄기가 달리고 얼룩말이 달리고 검정도 흰색도 아닌 초원이 달리지 아니 초원이 아닐지도 모르지 두 개의 시계가 뜨겁게 울고 있는 지금, 불가능한 무늬는 멈추지 않고



鵲巢感想文
    검은 세단을 타고 뱉은 내 심장 / 鵲巢


    검은 세단을 타고 온 모자는 두 팔을 끼고 땅바닥 보며 무지갯빛 너머 구름의 파노라마 펼친다. 검은 테 검은 안경 검은 코트 죽을죄 지었어요. 마스크 벗어 던지고 “강압수사”, “억울합니다.” 평정심 잃은 검은 문장 근거 없는 하늘은 손에 손잡고 경제공동체 산을 만들고, 시간은 자꾸 거꾸로 가고 더러운 잠만 깊고 맑고 투명한 바람의 안쪽 그 세단細斷은 하늘에, 검은 혈세는 손을 끊고 땅을 찍고, 야 정신 차려 핸들 똑바로 잡아, 긴 터널 뚫으며 가는 검은 쏘렌토 태양 빛 작열한 이 차선 도로 시속 47, 이 추운 겨울을 빨리 벗고 싶어, 이 산 넘으면 더는 눈발 치는 광장은 모두 하얗거나 검정, 어정쩡한 말 뛰기 얼룩말, 속 시원히 들여다보는 네 입술 네 콧방울 핥고 또 핥은 결박은 결박을 모르고 바지를 내리며 뱉은 내 심장



    세상은 두 마리 얼룩말이 달리는 초원이다. 너와 나, 진실과 거짓이라는 삶의 현장이다. 우리 인간은 하루에 참된 말보다 거짓말을 더 많이 한다. 이것은 모두 얼룩말이다. 멀리서 보면 얼룩말이 아닐지도 모르고 오르지 세상 흐름의 리듬에 검정과 흰색 사이 검게 탄 꽃잎처럼 하루가 굳어간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다. 옛 오언대구(五言對句)등을 모은 ‘추구推句’에도 비슷한 경구가 있다. ‘화호난화골(畵虎難畵骨) 지인미지심(知人未知心)이다. 호랑이를 그리지만 뼈는 그리기 어렵고 사람은 알지만 마음마저 알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창밖에는 그녀가 펄럭이고 지난밤 타오르던 침대는 젖어간다. 우리 국민은 얼마나 믿었던가! 오죽하면 ‘더러운 잠’이 내 걸렸으며 아직도 그 분노에 치밀어 오르는 국민은 이 난국에도 불구하고 한 분기 마감하며 혈세를 냈다. 정부수립 이후 나라 곳간은 최대 호황을 누렸다. 국가 예산과 집행은 바르게 행하는지 얼룩말이다. 정치가 무엇인가! 새삼 느끼는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는 현실적인 꿈은 있는가! 그 꿈을 받아 줄 수 있는 우리의 정부인가! 각종 비리로 얼룩진 얼룩말 보듯 흰색과 검정, 두 개의 시계가 뜨겁게 울고 있는 사회 현실, 아! 더는 불가능하다는 말이 없는 진실이 바르게 서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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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김미정 2002년 <현대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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