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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뎐 / 윤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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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10회 작성일 17-01-3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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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뎐 / 윤관영




    사자후(獅子吼) 초식 하나로 상대의 칠공에서 피 흘리게 하는 고수가 있는가 하면, 붓 가리는 명필이 있는가 하면, 노소미추 가리지 않는 흥부가 살았는가 하면, 사람 농사를 우선 했는가 하면, 밭에는 안 가고 그 밭에만 갔는가 하면 그 일만 했는가 하면, 후배위 같은 자세로 밥 푸는 형수 뒤에 서서 허리를 굽실대며 저 흥분-데요 길고 나직하게 빼자 주걱이 날아와 다음 관문이 열렸는가 하면, 심후지경한 내공의 그가 태연자약, 밥풀을 떼며 저 지금 섰는데요 하자 자동문처럼 다음 관문이 열렸는가 하면, 흥분한 형수가 다시 반대편 뺨을 대각으로 좌수겸 휘두르듯 내리치자 그래도 사정할 데라곤 형수밖에 없는데요 하는 이 한 초식으로, 마지막 관문을 통과해 대형의 반열에 올랐는가 하면 초지일색이었는가 하면,

    어디서 박이 열리는지도 모르고 뻗어나가는 박 넝쿨처럼 사람 농사가 끝없었다는 얘기가 있었는가 하면, 주걱만 잡아도 애가 서는 경지였는가 하면, 박흥부라는 설이 있는가 하면 공전절후 전무후무



鵲巢感想文
    놀부뎐 / 鵲巢

    우뢰광천(雨雷光天) 초식 하나로 상대의 면상을 후려치는 꺾기가 있는가 하면, 제비 다리를 일부러 부러뜨린 후 가느다란 신음이 있는가 하면, 일확천금 가리지 않는 놀부가 살았는가 하면, 호박씨에 우선했는가 하면, 집에는 안 가고 그 집에만 갔는가 하면, 생각지 말아야 할 제비에 꽂혀 실실 웃고만 있는가 하면, 능수능란한 가위 치기에 제수의 후장을 그만 따먹었는가 하면 아전인수로 박 터지듯 웃음이 있었는가 하면 야야 이제 우리 갑부 되는 갚다 콧노래 불러 싸며 박 쪼개자 도둑놈이 나오는가 하면 형님 마 걱정 마소! 내사 곧 따라 가꾸마 다시 톱질 부추기는 둥근 달 같은 박이 있는가 하면 sick-fuck, sick-fuck 필봉은 선뜻하여 구곡간장 사정사정 이 한 초식으로, 이도류 남가지몽에 핀 똥물이 있는가 하면 흥건한 마당에 아직도 오매불망 댓돌 같은 박만 그리는가 하면,

    어디서 왔는지 세상천지 보지 못한 까만 수염 까만 머리 까만 모자 눌러 쓴 줄줄이 잇는 검은 팔찌가 있는가 하면, 세족勢族만 보더라도 눈이 핑 도는가 하면, 족-놀부라는 설이 있는가 하면, 근묵자흑 읍참마속


    시를 읽었다면 답 시도 보내야 할 듯싶어 한가락 읊었다. 시제 ‘흥부뎐’은 상당히 재밌게 쓴 시다. 어찌 읽으면 좀 능청스럽기도 하고 익살스럽다. ~있는가 하면, 반복적 읽힘과 사건의 점점 고조되는 느낌은 읽는 맛을 더 돋운다.
    이 시는 흥부전을 빌려 시를 승화한 작품이다. 사자성어가 많고 성적인 자극을 불러일으키는 시어가 간간이 섞여 있어 읽는 맛까지 한 수 더 높였다.
    사자성어를 한번 보자. 사자후(獅子吼)는 사자의 우렁찬 울부짖음이라 뜻을 지녔는데 속어로 질투심이 강한 아내가 남편에게 암팡스럽게 떠드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칠공은 칠장이를 뜻하며 노소미추(老少美醜)는 늙음과 젊은이 아름다움과 추함을 뜻한다. 심후지경(深厚之境)은 아주 깊고 두꺼운 경지를 말한다. 태연자약(泰然自若)은 마음에 어떠한 충동을 받아도 움직임이 없이 천연스러움을 말하며 좌수검은 우수검에 대치되는 말로 시적인 용어다. 초지일색(初志一色)은 처음 가진 뜻이 한결 변함없음을 말하고 공전절후(空前絶後)는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말로 전무후무(前無後無)와 같다.

    시인의 시 ‘흥부뎐’을 읽고 답 시로 썼던 나의 ‘놀부뎐’을 보자.
    우레광천(雨雷光天)은 말 그대로 자연을 빗대어 놓았다. 비, 번개, 빛, 하늘의 초식으로 시를 쓰겠다는 말이다. 일확천금(一攫千金)은 한꺼번에 많은 돈을 얻는 것을 말함이며 아전인수(我田引水)는 자기 논에 물을 댄다는 의미로 자기 이익을 먼저 생각한다는 뜻이다. 필봉(筆鋒)은 붓끝을 말하는 것이지만 붓의 위력, 문필의 힘을 말한다. 봉(鋒)은 칼끝을 뜻한다. 구곡간장(九曲肝腸)은 아홉 번이나 굴곡진 간과 창자라는 말로 굽이굽이 사무친 마음속을 뜻한다. 이도류는 두 개의 칼자루 즉 쌍검술을 뜻하며 남가지몽(南柯之夢)은 남쪽 가지 밑에서 꾼 한 꿈이라는 뜻으로, 일생(一生)과 부귀영화(富貴榮華)가 한낱 꿈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오매불망(寤寐不忘)은 자나 깨나 잊지 못함을 뜻하며 세족(勢族)은 세력이 있는 족속을 말한다. 근묵자흑(近墨者黑)은 먹을 가까이하면 검어진다는 말로 나쁜 사람을 가까이하면 그 버릇에 물들기 쉽다는 말이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은 삼국지에 나오는 말로 눈물을 머금고 마속의 목을 벤다는 뜻으로, 사랑하는 신하(臣下)를 법(法)대로 처단(處斷)하여 질서(秩序)를 바로잡겠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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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윤관영 충북 보은 출생 1994년 <윤상원문학상>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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