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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악기벌레심장 / 이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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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14회 작성일 17-02-0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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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악기벌레심장 / 이수정




    부서진 첼로에서 살아남은 음악은
    상체를 내민 채 구조되었다
    첼로는 음악을 감싸 안고 있었다고 한다
    감싸 안고 있었다고 한다
    음악은 뿌리내려
    여름 나무가 되었다
    두근두근
    나무에겐
    시계이자 악기인 심장이 있어
    두근두근
    6시를 가리키면
    반으로 갈라진 시간의 양쪽에서
    여명과 황혼이 일시에
    하늘을 물들였다
    눈 뜨는 감각, 눈 감는 생각
    탈출하는 빛, 감도는 어둠
    구체적이고 추상적인 감정이
    일시에 튀어 올라 거울을 보았다
    거울 속 하늘은 부드러운 금속으로 빛났다
    검고 큰 뿔, 자이언트 장수하늘소 한 마리
    첼로에서 빠져 나오고 있었다.



鵲巢感想文
    시를 감상한다는 것은 시에 더 가까이 가고자 함이다. 시인이 쓴 시에 그 의도에 가깝게 가면 더할 나위 없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한 것에 낙심할 이유는 없다. 시인은 시를 내놓았지만, 시인의 손을 떠난 이상 독자의 몫이다. 독자는 시를 읽었다고 하지만, 그 설명은 터무니없이 부족할 정도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글은 그 말을 다 표현할 수 없고 말은 그 뜻을 다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시를 보자.
    부서진 첼로에서 살아남은 음악은 상체를 내민 채 구조되었다. 시인은 언어의 연금술사다. 첼로가 무엇을 뜻하며 음악은 무엇을 뜻하는지 만감이 교차한다. 예를 들면, 첼로가 건물더미를 얘기하는지 음악은 사람을 뜻하는지 아니면 문장 곧이곧대로 읽어야 하는지 말이다. 음악은 구조되었다. 그것도 상체를 내민 채, 여기서도 문장에 가정이 생긴다. 상체를 내밀었다는 말에 그럼 하체도 있었다는 생각을 안 할 수는 없게 됐지만, 시 전체와는 무관하다.
    첼로는 음악을 감싸 안고 있었다고 한다. 의인법이자 강조다. 뒤에 감싸 안고 있었다고 한다는 것을 한 번 더 쓴다. 감싸 안았다니 첼로는 사람이 될 가망성이 높다. 음악은 뿌리내려 여름 나무가 되었다. 첼로의 이야기는 여기서 단절이다. 음악은 첼로의 어떤 도움을 받은 거로 보인다. 음악에서 변이된 여름 나무는 심장이 있다. 심장을 수식한 시어는 시계이자 악기다. 시간의 개념과 직업관을 심어놓은 것 같이 읽힌다. 두근두근 6시를 가리키면, 반으로 갈라진 시간의 양쪽에서 여명과 황혼이 일시에 하늘을 물들였다. 기점은 6시다. 6시 이후와 이전의 삶이 다름을 볼 수 있다. 이는 다음 문장에서 더 자세히 묘사한다. 눈 뜨는 감각, 눈 감는 생각 / 탈출하는 빛, 감도는 어둠으로 분간한다.
    구체적이고 추상적인 감정이 일시에 튀어 올라 거울을 본다. 이는 반으로 가른 또 다른 세계에 대한 묘사다. 시인이 그리는 동경이며 이상이다.
    거울 속 하늘은 부드러운 금속으로 빛났다. 자아 관념으로 확고한 의지를 말한다. 이 의지를 표현하는 데는 부드러운 금속에 있다. 첼로의 금속 소리가 부드러우며 첼로의 금속과 같은 확고한 의지로 그 꿈은 빛나기만 했다. 검고 큰 뿔, 자이언트 장수하늘소 한 마리 첼로에서 빠져나오고 있었다. 자이언트 장수하늘소 한 마리는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생산한 또 한 작품이겠다.

    시인은 무엇인가? 시 쓰는 사람이다. 물론 시만 쓰는 것이 아니라 때론 수필도 쓰며 소설도 쓴다. 단지 시나 글만 쓰는 역할을 할까? 아니다. 시인은 더 나가 이 사회를 이야기하며 잘못된 정치 상황을 고발하거나 다수의 꿈을 대변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이 시대를 함께 고민하고 함께 소통하며 대변하는 것이다.
    자신의 꿈을 안고 이 사회를 펼쳐나가기에는 개인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미약한 존재다. 하지만 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부질없는 일을 하며 기어코 꿈을 이루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소년이 배움의 과정을 지나, 자신의 꿈을 펼치는 것은 가히 감동적이다. 모두가 불가능할 거라는 현실을 꿰뚫는 존재가 된다. 이는 그 어려운 삶을 통해 우리는 알 수 있다. 시간은 여섯 시였다. 이중적인 삶을 통해 자신의 꿈을 잊지 않으며 도로 밑거름이 되게끔 노력하는 삶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안겨다 준다. 우리 주위에는 이러한 사람이 많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이 있다. 인간으로서 노력을 다한 후에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는 말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그 꿈을 위해 하루라도 노력한 사실은 있는가? 한 번 생각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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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이수정 서울 출생 2001년 <현대시학>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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