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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국약사문略史文 / 우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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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79회 작성일 17-02-10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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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국약사문略史文 / 우진용




    구족이 사는 협곡 입구에 치국이 있었다 뾰족하고 뭉툭한 바위들이 빈틈없이 막고 있어 들어간 자 걸어 나오는 일은 없었다 치국 사람은 남을 죽여 저를 살리는 성정이 있어 주변 나라들이 사귀기를 꺼렸다 바위조차 달아오르는 가뭄이 계속되면서 국경의 구름 빛이 삼년 넘게 붉었다 입에 들이는 것이 드물어지자 치국은 작은 나라들을 닥치는 대로 집어삼켰다 소국의 수는 많았지만 좁쌀 열 번 구른들 대두大豆 하나만 하겠는가 탐욕은 끝 간 데 없어 포로들로 주지酒池를 파게하고 전리로 육림肉林을 쌓았다 기어 다니는 아이조차 무어라도 입에 물고 다녀야 직성이 풀렸다 치국 사람들은 스스로를 정正이라 내세우고 잡아온 사람들을 비非라 부르며 하대했는데 거친 음식과 무명옷으로 피골이 상접하여 차마 보기 어려웠다 산사태로 숱한 사람들이 묻혔어도 세월이 얼마간 흐르자 구우일모九牛一毛만한 측은지심惻隱之心마저 희미해졌다 미인경국美人傾國이요 의인구국義人救國이라 했으나 의義라는 말에는 애써 고개를 돌렸다 백성의 상투 위에 올라선 자들의 탐심은 나라의 안위安危도 가리지 않았다 그나마 둘로 나뉘더니 와각지쟁蝸角之爭 하루라도 편한 날이 없었다 가끔 땅이 흔들리며 왕궁의 연못물이 반쯤 줄었으나 직언하는 신하 하나 없었다 오히려 풍악소리 높아지고 교성은 더욱 간드러졌다 며칠간 마른번개 치더니 들쥐 떼가 기승을 부렸다 이윽고 지축이 크게 요동하니 마침내 바위마저 흔들렸다 곳곳에 누런 용암이 흘러내리고 유황 냄새가 천지를 진동했다 종탑이 쓰러지고 성벽이 허물어지니 천년 고목조차 바로 서기 어려웠다 백리 사방 온전한 땅은 찾기 어려웠고 남은 자들은 울면서 산으로 기어올랐는데 그 소리로 협곡이 사흘간 울려 삼명협三鳴峽이란 이름을 얻었다 현란한 말로 혹세하고 남의 호주머니로 배를 두드리던 자들 중에는 금덩이를 안고도 거적조차 못 덮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 후 치국은 이목구비가 뚜렷한 의치라는 자가 무리를 끌고 나타나 방계傍系임을 주장하며 왕위에 올랐다 국세가 이미 기울어 남은 자들이 의심이 일어나도 일언반구 따지지 못했다 의치는 교언으로 귀를 막고 영색으로 사람들의 눈을 가렸다 재주가 신묘하여 홀연히 사라졌다 나타나곤 했다 의치 사람들은 교묘하게 꾸미는 기술이 남달라 부서진 성과 허물어진 둑을 그럴 듯하게 고쳐놓았는데 옛것과 구분하기 어려웠다 눈 밝은 자만이 겨우 눈치 챘으나 그나마 치국으로 들어간 자는 돌아오지 못해 이조차 풍문으로 돌다가 말았다 탐욕과 분쟁으로 멸국에 이른 자들이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겼는지는 알 수 없다 고문헌에 화복무문유인자초禍福無門惟人自招 여덟 자만 남아있어 그 뜻을 짐작할 뿐이다 오호라 치국의 예가 그들만의 과오겠는가 다만 이를 깊이 새겨 자경自警의 터럭이라도 삼기를 바라는 마음에 여기 치국의 약사略史를 남기는 바이다



鵲巢感想文
    시 한 편을 읽는데 마치 중국 어떤 왕조를 읽는 기분이다. 시제 치국약사문은 치국의 역사를 간략하게 적은 문장이다. 치국이란 치국治國이 아니라 치국恥國이다. 한마디로 부끄러운 시다. 시인은 이 부끄러운 시를 경탄하며 질책으로 다그친다. 물론 시로 필자는 놓았지만, 시뿐이겠는가! 지금 나라 안이 이와 다를 바 없다. 대통령 탄핵과 비선실세의 농단은 시국만 흔들어놓았으니 일에 매진해야 할 국민은 근심·걱정으로 가득하기만 하다. 하루가 달리 변하는 대외정세에 국내정치는 아직도 그 후진성을 면치 못하니 이는 치국이다. 경제가 아무리 발전하면 뭐하는가! 스스로 공정한 사회를 만들지 못하면 나라가 부유해도 온전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것도 저것도 아닌 우리의 정치, 무엇이 가장 시급한 문제인지는 우리 스스로가 잘 안다. 하루빨리 정치적 안정을 도모하여 민족의 대동단결로 부강한 국가로 우뚝 서길 바랄 뿐이다.


커피 38잔 / 鵲巢


    나니가 찾아간 곳은 어느 움막이었습니다. 마크스는 혼자서 여럿이 함께 있었습니다. 마크스도 입 다물고 있었지만, 그의 친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동안 이어온 이 분위기 깨뜨렸던 건 나니였습니다. 산양이 여물을 되새김질 한만큼 흘렀을까요.
    투치족 족장인 돈탁이 오는 거예요. 마크스는 당황했지만 태연하게 그를 보았습니다. 그는 야산에서 잡은 멧돼지 하나 이고 있었고 산양의 젖이 필요했던 거예요. 약간은 의아해 바라보았습니다. 그는 태연하게 움막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미 받은 토기 뚜껑을 엽니다. 그리고 한 바가지 폭 떠서 산양 오줌보에다가 담습니다. 얼른 나가는가 했는데 주위를 아주 맵시 있게 바라보는 겁니다. 마크스는 정신없었습니다. 거저 지팡이만 짚었습니다.
    그가 나가고 곧이어 낙타가 이쪽으로 오는 것 봅니다. 상크스와 토치였습니다. 상크스는 낙타 위에 있고 토치가 잠시 내렸다가 움막 안으로 들어가 무엇하나 들고 나갑니다.
    나니는 돌 반석에 앉았고 구름을 얘기합니다. 구름 몰이하는 어느 소년의 이야기를 합니다. 마크스는 이미 이곳 별 아닌 달만 생각합니다. 눈빛은 돌 밑 떨어져 구르다가 나니의 다 헌 발바닥 지납니다. 흐릿한 산양의 세계는 그를 가리고 맙니다. 하지만 상크스는 야생에서만 나는 파파야가 하얗게 나는 단물 일품이라 했습니다. 얼마나 얘기했을까요.
    마크스의 오른팔 쿤코가 와 마른 목 꾹 잡으며 시원한 파파야 달라며 애원합니다. 파파야 아닌 산양의 젖 담은 오줌보만 몇 개 들고 나가는 쿤코 있었습니다. 나니는 부러진 활만 들여다보았고 화살 하나 들고 들어오는 산티노가 이미 빈 그릇 들고 금빛만 내모는 둥근 달 보며 있었습니다. 달빛은 한없이 밝았습니다.


    위 시인의 시와 감상에 필자의 시와 아무런 관계는 없다. 오로지 시인의 시를 읽었기에 다만, 커피 한 잔 놓고 갈 뿐이다. 제대로 된 커피일까 마는 거저 성의로 받아주기 바란다.
 
    군자탄탕탕君子坦蕩蕩이라는 말이 있다. 물론 뒤에 말이 더 잇는다. 소인장척척小人長戚戚 군자는 마음이 평온하고 너그러우며 소인은 항상 근심으로 조마조마하다는 말로 공자의 말씀이다.
    윗물이 흐리니 아랫물인들 오죽하겠는가! 이를수록 군자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시는 마음을 여유롭게 하여 몸을 편안하게 한다. 몸이 편안해야 그대가 다스리는 사회가 안정된다. 옛 성인은 무엇보다, 마음을 우선하였으니 마음이 편치 못하면, 부귀영화인들 좋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모두 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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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우진용 2003년 <시사사>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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