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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이 자라나는 티타임 / 황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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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50회 작성일 17-02-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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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이 자라나는 티타임 / 황성희




    시는 조사 하나까지 주석이 달린 채로 발견되었다.
    k는 수상후보가 되고픈 c의 장난질이라고 하고
    c는 손 떨림을 감추기 위한 k의 의도라고 한다.
    우리는 저마다의 미궁 속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소음으로 뒤덮인 시의 본문을 바라본다.
    혓바닥이 입술에 묻은 커피를 핥는다.
    어떤 수정란은 그 사이에도 태어나 자라 죽고
    어떤 나무는 그 사이에도 씨앗을 뚫고 나와
    사거리까지 뿌리를 뻗치지만,
    커피를 마시며 우리는 이구동성
    이것이 누구의 시이든 상관없지요.
    중요한 것은
    주석을 읽으며 허비하게 될 무엇
    사전을 뒤지며 허비하게 될 무엇
    그 무엇을 은폐하기 위해 시작된
    미궁의 역사니까요.



鵲巢感想文
    문학은 왜 발생하였으며 어떻게 태동한 것인가? 모방창조설인가 아니면 유희 본능설인가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오로지 외로움을 분출하는 하나의 넋두리에 불과한가!
    우리 인간은 원시시대 때부터 표현의 예술이 있었다. 사슴과 고래를 잡으면서도 바위에 새기는 나름의 기록문화도 남겼다. 춤과 노래로 문화를 만들고 계승하였다. 이러한 구비문학이 형성되고 구전되면서 신화와 전설이 생겼다. 인류는 원시적인 기록에서 문자를 만들어 사용하고 이를 더 체계적으로 기록하면서 기록문화에 접어들었다.
    왕정시대가 끝나고 자본주의 시대가 도래하였다. 현대사회는 반도체를 기반으로 다양한 기록문화를 갖추었다. 암각화에 비하면 현대인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정보를 누리며 산다. 하지만 이러한 많은 정보를 등에 업고 사는 현대인도 시간은 부족한 것 같아도 여유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시 공부를 왜 하는 것인가? 흥을 돋을 수 있으며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고 어울릴 수 있고 불만을 털어놓을 수 있다는 공자의 말씀도 있었지만, 무엇을 읽으며 허비하게 될 무엇, 무엇을 뒤지며 허비하게 될 무엇, 그 무엇을 은폐하기 위해 시작된 미궁의 역사라는 것.
    시는 조사 하나까지 주석이 달린 채로 발견되었지만, k의 변론도 c의 변론도 상관할 필요가 없는 그러니까 누구의 詩든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다. 수정란 같은 뇌세포의 뉴런을 일깨우며 멍한 머릿속 사거리에 활기를 불어넣는 사색의 뿌리가 올곧게 뻗으면 어쩌면 생활의 활력소 같은 그 무엇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미궁이 자라는 티타임을 가져보자. 이구동성 혼선의 바다를 바라보며 나른한 시간을 만들어보자.

    중요한 것은 주석을 읽으며 허비하게 될 무엇에 대하여 사전을 뒤지며 허비하게 될 무엇에 대하여 이로써 우리는 마음의 평정을 이끈다. 옛사람은 평정된 마음을 깨끗한 거울(明鏡)이나 고요한 물(止水)에 비유하였다. 거울이나 잔잔한 물은 다가오는 대상을 있는 그대로 비추고, 대상이 사라지면 깨끗함과 고요함을 그대로 간직하여, 자체는 늘 변함이 없었다. 수련하지 않은 사람의 마음은 때가 낀 거울, 출렁이는 물과 같아서 대상을 제대로 비추지 못한다.
    동양 철학자들은 대상과 주체에 대한 동적動的인 이론을 내놓았다. 우리가 어떤 일을 처리하는 것은, 말을 타고 달리면서 토끼를 쏘아 맞히는 것과 같다고 한다. 대상도 움직이고 자신도 움직인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마음은 평정된 상태로 만 가지 변화에 대처해 나갈 수 있어야겠다.
    마음의 비밀에 대한 원리를 깨우친다면 큰 보배를 얻는 것과 같다. 명경지수와 같은 마음을 유지하는 것은 인생 최고의 목표다.


===================================
각주]
    황성희 경북 안동 출생 2005년 <현대문학> 등단
    고전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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