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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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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月經 / 김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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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37회 작성일 17-02-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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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經 / 김선태




    보름달이 무슨 놋세숫대야만큼이나 누렇고 커다랗게 사립을 엿보는 밤이면 마을처녀들은 밤새 들판을 쏘다녔다 그때마다 그네들은 어김없이 월경을 하거나 원인 모를 임신을 했다 달의 경전을 읽었는지 암고양이며 밤 짐승들도 징상스럽게도 울어댔다 멀리 방조제 너머 바닷물도 그렁그렁 차올랐다 냇갈에서 목욕하는 아낙들의 희고 둥근 엉덩이가 보름달을 닮았다는 걸 그때 알았다 한번은 보름달을 거울삼아 둠벙 가에서 빨래하던 처녀가 홀연 사라진 일이 있었다 물에 비치는 달빛에 홀려 몽유병 환자처럼 둠벙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긴 간짓대로 휘저으면 머리 푼 처녀가 수면 위로 불쑥 떠올랐다 마을사람들은 물귀신의 짓이라고 수군댈 뿐 아무도 달빛을 탓하지 앉았다 그날 밤은 둥글고 환한 웃음소리가 온 우주에 가득했다



鵲巢感想文
    월경月經은 성숙한 여성의 자궁에서 주기적으로 출혈하는 생리 현상이다. 여기서는 시의 출혈로 묘사했다. 시인께서 월경을 묘사할 일은 없지 않은가! 월경처럼 월경과 같은 詩 생산을 이 시는 묘사한다.
    보름달을 놋세숫대야에 비유한 것과 커다랗게 사립을 엿보는 밤으로 묘사했다. 보름달은 완전한 성체며 더는 클 수 없는 달이다. 놋세숫대야는 세숫물 담는 둥글넓적한 대야로 놋으로 만든 것이니 황토색을 띠는 것과 굳은 의지 같은 것을 숨겼음이다. 놋의 질감과 색상을 유심히 보아야겠다. 사립을 엿보는 밤이라 했는데 이 사립은 살+입이 그 어원이다. 마을 처녀들은 밤새 들판을 쏘다녔다는 말은 시인의 머릿속 세계관이다. 마을 처녀들이 마치 밤새 들판을 쏘다니듯 화자의 머릿속 혼돈을 말한다. 그러므로 보름달은 완벽한 시를 제유한다.
    그때마다 그네들은 어김없이 월경하거나 원인 모를 임신을 했다. 그네는 머릿속 혼돈과 현실 세계를 잇는 시적 장치다. 월경하거나 임신한 것은 시 접촉과 이해다.
    달의 경전을 읽었는지 암고양이며 밤 짐승들도 징상스럽게도 울어댔다. 달의 경전은 보름달로 완벽한 시를 말한다. 징상澄爽스럽다는 말은 마음이 맑고 상쾌하다는 뜻이다. 암고양이와 밤 짐승은 완벽한 시 이전의 상태, 시초다. 이는 목욕하는 아낙들의 희고 둥근 엉덩이로 변이하였다가 둠벙가에 빨래하던 처녀가 된다. 나중은 머리 푼 처녀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詩는 완성된다.
    멀리 방조제 너머 바닷물도 그렁그렁 차올랐다. 시 탄생의 전초전이다.
    냇갈에서 목욕하는 아낙들의 희고 둥근 엉덩이가 보름달을 닮았다는 걸 그때 알았다. 냇갈은 내의 방언으로 자연과 생물로 그 극을 이룬다. 자연은 완벽한 시다.
    둠벙은 웅덩이의 방언이다. 보름달을 거울삼아 둠벙 가와 빨래하던 처녀는 극을 이룬다. 간짓대는 대나무로 만든 긴 장대다. 머리 푼 처녀는 문장을 제유한다.
    둥글고 환한 웃음소리로 이 시는 마감한다. 결국, 웃음을 자초하는 시를 이루게 된 셈이다. 마을 사람도 시를 이루는 문장골 사람이다.
    시 월경은 자연과 생물로 극을 이루며 방언과 6, 70년대 생활상을 문장 곳곳 볼 수 있게 그려놓은 것도 인상 깊다.

    불균수지약(不龜手之藥)이라는 말이 있다. 장자에 나오는 말로 손 트지 않는 약으로 어떤 이는 솜 빠는 일로 여전히 고생하며 살지만, 어떤 이는 이 정보를 가지고 엄청나게 큰 땅을 얻어 살 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구龜자는 거북이라는 뜻이지만 균龜으로 쓸 때는 터진다는 뜻이 있다.
    보름달을 떼어서 팔 수는 없는 일이다. 저 엄청난 자연을 누가 떼어 낸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고 대대손손 보며 즐기며 더 나가 자연과 함께하며 마음의 위안으로 바르게 보았다면 더 큰 값어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달을 바르게 볼 방법을 익힌다면 불균수지약과 같은 효력은 못 미치더라도 평생 글을 즐기며 살 수는 있겠다.
    세상사 좋을 일만 있을까, 각종 일감에 중압감으로 보내는 것도 많을 것이다. 보름달을 보며 짐승처럼 울기보다는 아낙의 희고 둥근 엉덩이에다가 긴 간짓대로 머리 푼 처녀가 아닌 정갈한 단발머리 소녀라도 좋아라. 휘이익휘이익 긋는 맛이라도 있어라!
    모 화백의 말이 아직도 생각난다. ‘선을 그을 때 묘한 쾌감 같은 게 있어요.’ 그러니 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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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김선태 전남 강진 출생 1993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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