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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 허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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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76회 작성일 17-04-12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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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 허수경

강은 꿈이었다
너무 먼 저편

탯줄은 강에 띄워 보내고
간간이 강풍에 진저리치며
나는 자랐다

내가 자라 강을 건너게 되었을 때
강 저편보다 더 먼 나를
건너온 쪽에 남겨두었다

어느 하구 모래톱에 묻힌 나의
배냇기억처럼

# 감상
  여기서 강은 죽은자가 저승 갈 때 강을 건너며 물을 마시면
  이승에서의 기억을 모두 잊는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레
  테의 강을 암시하는 듯하나 그 강은 아닌듯하다.
  어머니 뱃속을 떠나면서 끊어 낸 탯줄을 강물에 띄워 보내는,
  자라서 강을 건너게 되었을 때 강 저편보다 더 먼 나를 건너온
  쪽에 남겨두는,
  어느 하구 모래톱에 묻힌 나의 배냇기억, 처럼
  화자는 살아온 지난 세상을  레테의 강과 연계 시키므로써 새롭고 
  기이한 신화적 풍경으로 엮어 가면서 화자의 심상을 깊게 나타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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