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부력 / 김재근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저녁의 부력 / 김재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57회 작성일 17-05-02 06:04

본문

저녁의 부력 / 김재근

1,
물속 저녁이 어두워지면
거미는 지상으로 내려온다
자신의 고독을 찾아 천천히 그물을 내리는 것이다
미로속, 미아가 되어
지구의 차가운 물속 저녁으로 눈동자를 풀어놓는 것이다

몸이라는 슬픈악기, 출렁이는 몸속, 물의 음악,

북극을 감싸는 오로라의 젖은 메아리처럼
허공에 매달려
시간이 무뎌질 때까지
거미는, 스스로를 배웅하는 것이다

2,
비행운을 그리며 날아가는 영혼들
어느 물속에서 잠들까

태어나 처음 듣는 울음에 귀가 놀라듯
태어나 처음 보는 눈동자에 눈이 놀라듯

자신에게숨을 수 없다

거미는
스스로의 몸으로
허공에 자신을 염하는것이다

3,
물속 지느러미처럼 느린 저녁이 오고
늦출 수 없는 질문처럼, 말할 수 없는 대답처럼
스스로 듣는 거미의 잠
잠 속이 밝아 잠들지 않는데
눈알을 태우는 몸속 까마득한 열기, 들을 수 없다
촉수를 뒤덮는 시간, 머물 수 없다

어떤 부력이 저녁을 떠오르게 할까
허공의 기억만으로 흐려지는 여기는 누구의 행성인지
대답할 수 없다
체위를 바꾼 기억이 없기에

물속에 고이는 게
잘못 흘린 양수 같아
매일 젖은 몸을 말리며
매일 젖은 눈을 더듬으며
허공을 깁는 것이다

거미줄에 닿아 식어버린 지구의 저녁
저녁의 부력이란 거미의 울음 같아 만질수록 쓸쓸하다

# 감상
  저녁 무렵 물가에 드리워진 거미줄과 거미에서 자아내는
  낯선 상상력의 전이와 확산이 두드러진 시,
  거미의 하나하나 동작을 통해 거시적 세계와 미시적 세계
  를 들여다 보며 엮어나가는 세밀한 힘이 대단하다
  거미의 동작에서 미로를 헤매는 독단자처럼, 허공의 높낮
  이를 오르내리며 출렁이는 고독감, 단절감을 느낄 수 있다
  거미와 거미줄의 관계에서 우리 생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48건 1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4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7 0 06-08
34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6 0 06-06
34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8 0 06-04
34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7 0 06-02
34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9 0 05-31
34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8 0 05-29
34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6 0 05-27
34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9 0 05-25
34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7 0 05-23
33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1 0 05-21
33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3 0 05-19
33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8 0 05-17
33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0 0 05-15
33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1 0 05-12
33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8 0 05-10
33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8 0 05-08
33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9 0 05-06
33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2 0 05-04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8 0 05-02
32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7 0 04-30
32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5 0 04-28
32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2 0 04-26
32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6 0 04-24
32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5 0 04-20
32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8 0 04-18
32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3 0 04-16
32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3 0 04-14
32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9 0 04-12
32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6 0 04-10
31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5 0 04-08
31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2 0 04-06
31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9 0 04-04
31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6 0 04-02
31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5 0 03-31
3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7 0 03-29
31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6 0 03-27
31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0 0 03-24
31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3 0 03-22
31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5 0 03-20
30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8 0 03-18
30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2 0 03-16
3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7 0 03-14
30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0 0 03-11
30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0 0 03-09
3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0 0 03-07
30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2 0 03-05
3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5 0 03-03
30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8 0 03-01
30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2 0 02-27
29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9 0 02-2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