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 / 이근화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나의 친구 / 이근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08회 작성일 17-05-14 16:17

본문

나의 친구 / 이근화




    그녀의 턱은 사각인데
    그녀의 입술은 삐뚤어졌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짧은데
    그녀의 눈은 점점 파래진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할까
    어떻게 죽어갔을까
    그녀는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고
    그녀는 아무래도 옷을 입지 않은 것 같다
    그녀는 가슴도 음부도 없는 것 같다
    아무래도 그녀는 아름다운 것 같다
    입술 속에 숨었다
    손톱 밑에서 운다
    아무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약속은 자꾸 미뤄지지만
    친구 되기를
    그녀와 나는 노력해본다
    이 삶에 대해서도



鵲巢感想文
    시제 ‘나의 친구’는 시인 이근화의 시집 ‘내가 무엇을 쓴다 해도’의 종시다. 여기서 나의 친구는 역시 詩나 혹은 詩集으로 시인의 시에 대한 복종적이면서도 일관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시의 내용은 시나 시집의 묘사다. 더 나가 시인의 마음가짐을 표현한다. 시인의 시를 읽다가 의미가 비슷한 시를 얼마 전에 읽은 게 있어 아래에 덧붙여 설명한다. 성동혁 시인의 시 ‘수컷’이다.

    수컷 / 성동혁

    나는 스스로를 여자라고 부른다 애인의 가슴은 어젯밤 내가 모두 빨았다 하지만 나는 도덕으로 살고 있다 가슴을 깎아 내리면 연필처럼 검은 젓이 나온다

    점궤를 믿는 것을 애인의 부족에선 도덕이라 칭했지만 나는 정해진 불행은 믿지 않는다

    하나둘
    나는 애인에게 걸음마를 배운 것 같다 그녀의 젖을 빨고 어깨를 펴면 엽록소가 환자에서부터 분열한다 걸어 나갈수록 숲은 궁금하다

    그 뒤로도 나는 머리를 땋는 사람들의 젖을 함부로 물었다
    애인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여자에게도 젖을 물렸다 애인은 작아진다 나는 사라진 애인에게서 여자를 물려받았다


    성동혁 시인의 시 ‘수컷’ 전문이다. 시인은 남자다. 그러므로 시제는 ‘수컷’이라 하고 시 속에 든 애인은 여자로 극을 살렸다. 여자라고 했지만, 굳이 여자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 거저 애인이다.
    시인은 애인 같은 시를 보아야 애인 같은 여자를 생산할 수 있는 직업이다. 생산은 도덕적이어야 하며 가슴을 깎아내리는 고통이 따른다. 시인의 길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다. 얼마나 많은 애인을 거느리며 느끼며 또 나가야 하는지는 이 시에서 잘 묘사해주고 있다.
    머리를 땋는 사람들의 젖을 함부로 물었다.
    얼마 전이었다.
    처가에 처형은 강아지를 키운다. 종 이름이 ‘화이트포메라이언’이라 한다. 며칠 전에 새끼를 낳았다. 암놈 둘, 수놈 하나다. 한날은 새끼가 어미 젖 빠는 동영상을 보여주기에 지금은 매일 보고 있다. 새끼는 자는 시간 말고는 어미 젖 빠는 것이 일이라 했다. 어찌나 귀엽던지, 저러면서 성장하는구나 싶었다.
    시학을 공부하는 데 굳이 강아지 비유를 들 필요는 있겠나 싶어도 시제 ‘수컷’과 ‘나의 친구’는 무엇을 뜻하는지 대충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카페는 누구나 붓을 쉽게 들 수 있는 자리가 있다. 나는 붓으로 ‘일일부독서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口中生荊棘’이라고 써본다. 출전이 ‘추구推句’다. 추구推句는 조선왕조 시대에 천자문과 함께 아동교과서로 널리 읽힌 책이다. 일일부독서구중생형극은 안중근 선생께서 옥중에서 쓰신 글귀라 더 유명해졌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말이다. 하루라도 마음을 다스리는 글귀를 찾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만 돋겠나 싶다. 스스로 책을 드는 것만큼 그 어떤 일도 현명한 것은 없을 것이다.

===================================
    이근화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04년 ‘현대문학’ 등단
    이근화 시집 ‘내가 무엇을 쓴다 해도’, 창비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661건 9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6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8 0 06-22
26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3 0 06-20
25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6 0 06-19
25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0 0 06-18
25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2 0 06-15
25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8 0 06-14
25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5 0 06-14
25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7 0 06-11
25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2 0 06-10
25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9 0 06-10
25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3 0 06-07
25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4 0 06-07
24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9 0 06-06
24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7 0 06-05
24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2 0 06-04
24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8 0 06-03
24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7 0 06-02
24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3 0 06-01
24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7 0 05-31
24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7 0 05-30
24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6 0 05-29
24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8 0 05-29
23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5 0 05-28
23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6 0 05-27
23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9 0 05-27
23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1 0 05-26
23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3 0 05-26
23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2 0 05-25
23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5 0 05-25
23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6 0 05-24
23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7 0 05-24
23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2 0 05-23
22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2 0 05-23
22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3 0 05-22
22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5 0 05-21
22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3 0 05-20
22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4 0 05-19
22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5 0 05-18
22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1 0 05-17
22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6 0 05-17
22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2 0 05-16
22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9 0 05-15
21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3 0 05-14
열람중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9 0 05-14
21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0 0 05-14
21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6 0 05-12
21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0 0 05-10
21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3 0 05-09
21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0 0 05-08
21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9 0 05-0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