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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 / 윤성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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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07회 작성일 17-05-23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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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 / 윤성택
 - 보칼리제*

야경이 아름다운 건 어둠을 견디는 불빛 때문이다
주위는 그 빛에 십자 모양의 흠을 내고 시간을 조인다
한쪽으로만 들이치던 눈발은 그질 줄 모르고
카메라 액정 같은 창문에는 불면이 저장된다
귓불처럼 붉은 연애를 생각했다면
그 밤길은 좀 더 단단한 다짐들로 번들거려야 했다
기어이 가지 하나 더 내기 위해 언 땅속
풀러그를 꽂는 나무는 초록빛 그을음이 가득한데
나는 고작 타다 만 연민을 들쑤셔 어두워질 뿐이다
시베리아의 숲이 일제히 바람에 쓸려와
자작나무처럼 하얗고 빽빽한 새벽,
조여질 대로 조여진 한기는 유리창에서 헛돌며
성애를 새긴다 아름다운 건 차라리 고통스럽다
이 견딜 수 없는 순간은
이만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 단풍나무를 물들이는
고요의 시간이다 유화처럼 덧바른 기억이 말라
부스러지고 그 색들이 먼지가 되어버린 지금,
사랑은 타인이라는 대륙을 건너는 혹독한 여정이다
만년설 속에서 발견되지 못한 당신의 유적이다
발목이 빠지고 허리까지 차오르는 이 고립은
누구도 들어서지 않은 외로움의 지대
가까이 왔다가 그대로 사라져가는 헬기를
멍하니 돌아보는 조난자처럼 나는 적막을 껴입고
이 폭설을 뜬 눈으로 지나야 한다

* 보칼리제 : "사랑의 슬픔" 이라는 부재를 단 러시아 작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가 작곡한 음악 작품

# 감상
  사랑의 슬픔 이라는 시의 부재에서 러시아 특유의 자작나무 숲 그리고
  영화 닥터 지바고에서 러시아 특유의 설경, 특히 톨스토이 소설 부활에서
  자기의 잘못을 속죄하면서 사랑하는 연인의 유배지를 찾아 시베리아 눈
  덮인 벌판을 질주하는 영마차의 낭만적 모습이 떠오르는데,
  화자의 고립이라는 아름다운 심상을 내 나름대로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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