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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모든 빛과 색 / 조용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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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62회 작성일 17-05-25 19:51

본문

우리가 아는 모든 빛과 색 / 조용미




    우리가 보는 모든 색이 모두 幻은 아닐 것이다
    저 물과 구름과 나무의 색이 모두 환이라는 걸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그럼 지구의 밖에 있는 것들은, 빛나는 감마선이 철사줄처럼 길게 이어져 있는 이 우주는
    거대한 별의 뿌리가 내뿜는 뜨거운 에너지와 그 빛은 또 뭐란 말인가

    여기 내가 편애했던 색과 빛이 있다
    인디고 프러시안블루 코발트블루 세룰리언블루 피콕블루 울트라마린 그리고 적외선 자외선 감마선
    붉음의 바깥에 있다는 것 보라의 바깥에 있다는 것
    바다의 저 너머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무슨 빛과 색이 별처럼 많단 말인가

    큰 접시안테나로 우리가 저 너머에 있는 어떤 우주의 파장을
    그 미세한 빛과 색의 기미를 한 올 한 올 잡아낸다면 감각할 수 있다면 그것 역시 환일까
    이 세상의 바깥에는, 푸른 밤의 공기가 숨기고 있는 수많은 빛들은
    우리가 보는 모든 빛과 색은, 어둠을 만날 때마다 새벽이 올 때마다 변형되는 이 세계는



鵲巢感想文
    우리가 보는 모든 색이 모두 幻이 아니라는 것은 어느 것은 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 幻은 무엇인가? 허깨비나 환상(幻想) 같은 것으로 현실에 없는 어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상념이다. 어쩌면 이것은 시의 또 다른 개념이 될 수 있다. 이것은 우리의 의지와 달리 통제할 수 없는 이상과 꿈같은 것일 수 있으며 에너지로 전환되거나 빛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 幻은 보는 것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도 포함한다. 실지로 물과 구름과 나무의 색도 시인은 환이라 일컫고 있다. 그러니까 물은 물이되 물이 아닌 것이고 구름은 구름이지만 구름이 아니다. 나무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지구의 밖에 있는 것들은 또 어떤가? 철사처럼 길게 이어져 있는 빛나는 감마선으로 이룬 이 우주는 말이다. 필자는 커피 강의할 때, 커피 역사를 얘기하기에 앞서 우주와 지구의 역사를 간략히 얘기한 적 있다. 물론 상식적으로 말이다.
    지구의 역사는 태양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은 사실이다. 태양의 역사가 130억 년쯤 된다고 하니, 이에 비해 지구의 역사는 50억 년쯤으로 추산한다. 이러한 태양도 앞으로 50억 년 정도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물리학자의 추론이다. 우주에 흔하게 있는 원소가 수소다. 수소가 뭉치고 뭉쳐서 하나의 성운이 이루어지고 이러한 성운이 똘똘 뭉쳐 태양과 같은 별이 형성된다.
    그러니까 태양은 수소나 헬륨 같은 원소로 아주 단단하게 뭉친 별이다. 태양의 중심에서 표면까지 빛의 표출과 폭발은 약 20만 년이 걸린다고 한다. 이러한 빛이 지구까지 도달하는 데는 약 8분이 소요된다. 시 감상하다가 잠깐 별에 대한 느낌을 적은 것이지만, 시인은 이러한 빛의 뿌리도 모두 환이 아닐까 하며 조심스럽게 던진 화두다.
    여기 시인이 편애한 색과 빛이 있다. 그것은 인디고 프러시안블루 코발트블루 세룰리언블루 피콕블루 울트라마린 그리고 적외선 자외선 감마선이라 한다. 여기서 인디고 프러시안블루 코발트블루 세룰리언블루 피콕블루 울트라마린은 모두 청색의 일종이다. 청색이지만 각기 다르다. 우리 인간이 볼 수 있는 색은 어느 정도 한계에 미친다. 자연계의 빛의 파장은 그 폭이 다양해서 우리가 볼 수 있는 색상은 한정되어 있다. 우리가 볼 수 없는 빛의 파장은 적외선 자외선 감마선으로 분류한다. 이러한 빛은 환이다.
    큰 접시안테나로 우리가 저 너머에 있는 어떤 우주의 파장과 그 미세한 빛과 색의 기미를 한 올 한 올 잡아내며 느낄(감각) 수 있다면 그것 역시 환일까 하며 묻지만, 실은 모두 환이다. 이 시의 주제 ‘우리가 아는 모든 빛과 색’을 이야기하지만, 이러한 빛과 색은 모두 환이라는 것이다.
    이 세상의 바깥과 우리가 보는 모든 빛과 색, 어둠을 만날 때마다 새벽이 올 때마다 변형되는 이 세계는 어쩌면 모두 환이라는 것이다.
    아까도 태양과 지구의 역사를 잠깐 얘기했지만, 우주에 속한 이 별은 과연 얼마만큼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이 별은 또 어떻게 탄생한 것인가? 모두 빛이다. 그 빛의 주 원소는 수소며 빅뱅으로 이룬 성운이며 성운은 뭉쳐 행성으로 발전하며 잠시 굳은 세계를 이루었다가 또 소멸한다. 이러한 끝없는 반복으로 우주는 생명력을 유지한다. 물론 거시적 관점이다.
    아주 미세한 현미경으로 물방울 들여다보면 미세 생물과 이 속에서도 생명력을 유지하는 원소와 DNA가 있다. 마치 우주와 같은 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 환인가? 우주에 있으면서도 우주는 없고 우주를 형성하며 우주를 이루는 우리는 모두 환인가 말이다.

    시 감상하다가 노자의 말씀이 생각난다.
    도지출구道之出口, 담호기무미淡乎其無味라 했다. 도는 나가고 들어가는 것이 즉 말하자면, 담백하여 그 맛이 없다고 이른다. 도는 길이다. 가는 길은 자연이다. 도법자연이며 무위며 무욕이다. 쓴소리 단소리가 아니다. 자연스러운 것이라 어떤 자극적인 맛이나 어떤 유혹에 이끌리는 그런 것이 아니다. 앞에서 그 예를 들었다. 락여이樂與餌, 과객지過客止, 음악과 음식이 지나는 과객의 걸음을 멈추게 할 수 있으나 도는 그런 것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노자는 한마디 덧붙인다. 도는 보아도 충분히 본 것이 아니며 들어도 들은 것이 아니며 써도 다함이 없다고 말이다.
    나는 커피 길을 걷고 있다. 이 길을 어찌 말할 수 있을까! 말하여도 글로 써도 충분히 그 뜻을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이 길이다. 내가 본 것도 그 본 것이 전부가 아니며 듣고 읽고 생각한 것도 이 길을 드러낼 수 없음이요. 커피를 볶고 갈고 내리고 하여도 그 내려 본 커피 맛을 일일이 다 안다고 표현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다. 그러니까 커피, 마! 하면 되는 것이며 커피 본연의 뜻을 따르며 원칙을 지켜나가면 앞을 바르게 걸을 수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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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미 1990년 ‘한길문학’ 등단
    시집 ‘나의 다른 이름들’
    필자의 책 ‘카페 간 노자’ 214~216 참조

    노자 도덕경 35장
    執大象, 天下往, 往而不害, 安平太,
    집대상, 천하왕, 왕이부해, 안평태,
    樂與餌, 過客止, 道之出口, 淡乎其無味,
    락여이, 과객지, 도지출구, 담호기무미,
    視之不足見, 聽之不足聞, 用之不足旣.
    시지부족견, 청지부족문, 용지부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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