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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독을 열다 / 김평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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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70회 작성일 17-05-2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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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독을 열다 / 김평엽

간장독 속에 어머니 들어가 있다
일곱 번씩 일흔 번을 달인 말씀 그득 채우고
물빛 고요히 누워있다
세상에서 다지고 다진 슬픔들
덩어리째 끌안고 사뭇 까맣게 숯물 되었다
손길 닿지 않는 깊이에서
덜 익은 상처 꾹꾹 눌러 매운 숨결 풀고 있다 씻고 있다
대바람 소리 밀물치는 뒤란
다소곳 가을 풍경 삭이는 어머니
세월 솔기마다 튿어낸 한숨, 그 위에
별빛 고운 어둠 감침질 하고 있다
칠십년 우려낸 세월
욱신거리는 것 한 바가지 퍼내고
생의 보푸라기 갈앉히고 있다
구름 조용히 배고 누운, 다 저문 저녁
이제야 정수리의 부젓가락 뽑아내고
응달 되어버린, 어머니
세상에 단풍서리 저리 곱게 내리는데
검게 삭은 애간장, 그 맑은 수면 건너는
내 울음 찬송가 보다 싱겁다 가볍다

* 김평엽 : 전북 전주 출생, 2003년 <매지>로 등단
              시집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 걸려있네)등

# 감상
  어린시절 어머니가 뒤안 장독대에서 간장 담그는 모습 보았다
  이 시가 바로 그 모습 그대로 그려 놓았다
  어머니는 큰 독에 소금물을 가득 채우고 한 겨울 내내 사랑방
  아랫목에서 노랗게 익은 매주를 넣고, 검정숯, 솔가지, 붉은 고추를
  띄우고 밥보자기를 푹 씌워서 뚜껑을 닿고 두손 모아 빌고 빈다
  고추 잠자리 날아다니는 가을 쯤이면 간장 익는 냄새 온 마을에
  진동하고, 대바람 휘돌아치는 뒤란에 한겨울 또 지나고 그렇게
  2,3년 이면 간장은 달고 달아서, 일평생 집안 걱정, 자식 걱정에 폭삭
  늙어 버린  어머니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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