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휴대폰 / 강영은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버려진 휴대폰 / 강영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87회 작성일 17-06-02 04:34

본문

버려진 휴대폰 / 강영은

천 길 낭떠러지를 뛰어버린 그녀를 본다

몸 구석구석 보이지 않는 길을 더듬다 가파르게
높아져 가는 음계를 헛디뎠는지
찢어진 허공 속 펄럭이던 앞다리가
단단하게 굳어진 날개로 변해 있다

지상의 어떤 말보다 천 배나 더 정밀한
성감대였던 목덜미를 깨물며
수천 미터의 어둠 속에서 익화(翼化) 된
제 울음만 받아먹고 사는 동안

그녀의 몸은 깊은 동굴이거나 버려진 폐광이 되고 만 것일까
더 이상 발신음도 수신음도 들리지 않는 적막 속
네 몸은 더 이상 진화될 수 없어,
너는 이미 날개를 달았거나
오래 전 수신된 까만 문자 메시지만이

화석 박쥐의 똥처럼 각인(刻印)된 채 굳어져 있는
몸 속의 캄캄한 길을 뚫고
외마디 초음파를 던지는 그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나 없는 그를 향해
고감도의 안테나를 세웠던
그녀는 정말이지, 머나먼 신생대의 밤을 향해 돌진했던
한 마리 눈 먼 박쥐가 아니었을까

저기 창자가 흘러나온 채 버려저 있는,

# 감상
  주인이 버렸는지, 잃어버렸는지 모르지만 주인 잃은 휴대폰에 대한
  화자의 상상력은 넓고 활달하고 심오하고 세밀하다
  점점 죽어가는 전신을 이끌고 최후까지 신호음을 보내며 주인이 찾아 주기를
  바라는 모습에서
  견디며 살다 지쳐버린 고달픈 인생의 허탈함과 방황하는 내면의 세계를 엿볼
  수도 있지만, 화자의 텍스트를 엮어가는 기술적이고 낭만적인  묘사는 대단하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48건 1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4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7 0 06-08
34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6 0 06-06
34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9 0 06-04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8 0 06-02
34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0 0 05-31
34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0 0 05-29
34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8 0 05-27
34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0 0 05-25
34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8 0 05-23
33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1 0 05-21
33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3 0 05-19
33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8 0 05-17
33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1 0 05-15
33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1 0 05-12
33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9 0 05-10
33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9 0 05-08
33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0 0 05-06
33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3 0 05-04
33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8 0 05-02
32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8 0 04-30
32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7 0 04-28
32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2 0 04-26
32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6 0 04-24
32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6 0 04-20
32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8 0 04-18
32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4 0 04-16
32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4 0 04-14
32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9 0 04-12
32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7 0 04-10
31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5 0 04-08
31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2 0 04-06
31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9 0 04-04
31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7 0 04-02
31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5 0 03-31
3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7 0 03-29
31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6 0 03-27
31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0 0 03-24
31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6 0 03-22
31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6 0 03-20
30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8 0 03-18
30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3 0 03-16
3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9 0 03-14
30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0 0 03-11
30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1 0 03-09
3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0 0 03-07
30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2 0 03-05
3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5 0 03-03
30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8 0 03-01
30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 0 02-27
29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0 0 02-2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