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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손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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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35회 작성일 17-06-16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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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손현숙

명달리 꼬부라진 길을 가다
해 아래 턱 받치고 눈꼬리 바짝 치켜뜬
칸나 꽃을 보았다
빨간 혀 날름거리며
여자가 몰래 씹어 뱉는 욕 같다
고년! 참,
홀랑 까지기도 까졌지
무서운 것 하나 없다는 듯
초롱 같은 눈을 뜨고
어디 다! 덤벼 봐
8월 염천에 겁도 없이
길가에 깨 벗고 서 있는
고년, 원경에도 혈흔이 낭자하다

# 감상
  칸나 꽃에 대한 발상과 묘사가 감칠맛 난다
  꼭, 생각시 볼기짝 같이 맛깔스럽고 당차다
  짓밟아도 발딱, 치켜드는 독사 대가리 같다
  원색적 묘사에도 천박하지는 않다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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