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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와 꿀벌 / 김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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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12회 작성일 17-06-24 03:39

본문

해바라기와 꿀벌 / 김승희

해바라기 꽃잎 속에 고개를 파묻고
꿀벌은 성경을 읽듯이 꿀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 집중에는 이상하게도 서러움과 성스러움이 있었다,
누우면 발끝이 벽에 닿는 창문 없는 쪽방에서
서로의 몸 밖에는 구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젊은 가난
우주의 한 구석지에서 쟁, 쟁, 쟁, 타오르는 해바라기 몸
종소리마다 박히는 크고 검은 씨앗, 탐스런 꿀에 고개를 박고
차라리 모든 괴로움을 던져버린 날들도 있었을 것이다,
미래라는 단어만한 사치도 없었을 것이다,
죽어도 좋아
가난한 꿀벌의 등은 등 뒤에 걸린 칼날을 찰나찰나 예감하고
파르르 떨리기도 했을 것이다,
꿀에 머리를 박고 고요히 등 뒤의 칼날을 느끼며
꿀 송이에 빠져 있는 깊은 꿀벌의 모습이
아프도록 슬픈 성자의 사색 어린 모습과 어딘지 닮아 있던 것이다

* 김승희 : 1952년 광주 출생, 197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

# 감상
  좋은 시 한 편을 읽는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낭창 낭창 찰랑이는 어휘들이 사람 마음을 후벼 파며 지나가고
  등 뒤의 칼날 같은 가난이 날름거려도 좋은 시 읽는 일은 즐거운
  일이고 재미난 일이어서 사람 살맛 난다
  - 종소리마다 박히는 크고 검은 씨앗, 탐스런 꿀에 고개를 박고
  얼마나 기막힌 묘사인가,
  따가운 가을 태양 아래 검게 영글은 해바라기에 고개를 쳐박고
  꿀 한 송이에 빠져 있는 꿀벌은, 누우면 발끝에 벽이 닿는 쪽방
  신세의 가난뱅이와 슬픈 성자의 모습과 닮았다는 아프도록 아
  름답기만 한 발상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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