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와 꿀벌 / 김승희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해바라기와 꿀벌 / 김승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13회 작성일 17-06-24 03:39

본문

해바라기와 꿀벌 / 김승희

해바라기 꽃잎 속에 고개를 파묻고
꿀벌은 성경을 읽듯이 꿀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 집중에는 이상하게도 서러움과 성스러움이 있었다,
누우면 발끝이 벽에 닿는 창문 없는 쪽방에서
서로의 몸 밖에는 구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젊은 가난
우주의 한 구석지에서 쟁, 쟁, 쟁, 타오르는 해바라기 몸
종소리마다 박히는 크고 검은 씨앗, 탐스런 꿀에 고개를 박고
차라리 모든 괴로움을 던져버린 날들도 있었을 것이다,
미래라는 단어만한 사치도 없었을 것이다,
죽어도 좋아
가난한 꿀벌의 등은 등 뒤에 걸린 칼날을 찰나찰나 예감하고
파르르 떨리기도 했을 것이다,
꿀에 머리를 박고 고요히 등 뒤의 칼날을 느끼며
꿀 송이에 빠져 있는 깊은 꿀벌의 모습이
아프도록 슬픈 성자의 사색 어린 모습과 어딘지 닮아 있던 것이다

* 김승희 : 1952년 광주 출생, 197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

# 감상
  좋은 시 한 편을 읽는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낭창 낭창 찰랑이는 어휘들이 사람 마음을 후벼 파며 지나가고
  등 뒤의 칼날 같은 가난이 날름거려도 좋은 시 읽는 일은 즐거운
  일이고 재미난 일이어서 사람 살맛 난다
  - 종소리마다 박히는 크고 검은 씨앗, 탐스런 꿀에 고개를 박고
  얼마나 기막힌 묘사인가,
  따가운 가을 태양 아래 검게 영글은 해바라기에 고개를 쳐박고
  꿀 한 송이에 빠져 있는 꿀벌은, 누우면 발끝에 벽이 닿는 쪽방
  신세의 가난뱅이와 슬픈 성자의 모습과 닮았다는 아프도록 아
  름답기만 한 발상에 경의를 표한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48건 10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5 0 09-30
39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2 0 09-27
39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5 0 09-25
3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8 0 09-23
39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5 0 09-20
39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0 0 09-18
39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7 0 09-16
39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3 0 09-12
3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0 0 09-09
38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7 0 09-07
38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6 0 09-05
3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7 0 09-02
38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5 0 08-31
38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8 0 08-28
3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9 0 08-26
3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1 0 08-24
3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5 0 08-22
38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5 0 08-20
38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6 0 08-17
37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0 0 08-15
37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6 0 08-13
37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6 0 08-11
3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8 0 08-09
37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0 0 08-07
3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4 0 08-04
3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4 0 08-02
37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8 0 07-31
3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8 0 07-29
3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5 0 07-26
3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1 0 07-24
36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1 0 07-22
3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0 0 07-20
3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6 0 07-18
36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0 0 07-15
3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7 0 07-13
36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9 0 07-11
36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9 0 07-09
36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6 0 07-07
36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1 0 07-05
35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3 0 07-03
35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9 0 06-29
35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1 0 06-27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4 0 06-24
35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6 0 06-22
35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9 0 06-20
35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4 0 06-18
35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6 0 06-16
35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1 0 06-14
35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9 0 06-12
34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8 0 06-1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