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길을 오르는 종소리 / 권행운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비탈길을 오르는 종소리 / 권행운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69회 작성일 17-07-15 02:00

본문

비탈길을 오르는 종소리 / 권행운

 

골목은 어둑한 바닥을 묻고 있어서 이가 아프다

치통을 앓는 골목에게 시간은 독거노인

부어오른 골목이 바람에 휘고 있다

 

두부장수가

시간의 틈새에 빠진 발자국을 조심스레 거두어 언덕을 오른다

겨울마다 얼음 든 상처를 진물로 흘려서

음식을 씹지 못하는 골목은

오래도록 허술한 집들을 낳았다

 

누우면 하늘이 하얗게 부서져 내리는 산동네

사나흘씩 사람들의 발목이 묶이는 골목으로

어떻게 찾아왔을까 두부장수

종소리가 따뜻한 호명이 되어 사람들을 부른다

 

귀먹은 해거름을 깨우는 종소리가

앓아누운 할머니의 언 손으로 두부 한 모를 쥐어주자

내려앉은 창들도 그제야 꾸물꾸물 밥을 짓는다

오랜만에 할머니의 아궁이가 불을 먹는다

 

닫힌 빗장 속으로

두부장수의 종소리가 눈송이처럼 뛰어들 때

바쁘신 하느님도 모처럼 숨을 고른다

흰 눈처럼 이 세상 어디에나

부드러운 잇몸을 가지고

 

두부는 있다

 

# 감상

   가난한 산동네의 정겨운 저녁 풍경이다

   지금은 대형 마트에 밀려 없어졌지만, 이른 새벽 두부장수의

   딸랑이는 종소리는 참, 헤맑고 정겹기도 하였다

   가난한 산동네 마을의 사방이 얼어붙은 골목을 하얀 물방울

   같은 종소리가 울리면 옹기종기 모여 나와 모락모락 김나는

   두부 한 모씩 사들고 가서 뽀글뽀글 두부찌게 끓이는 풍경이

   눈에 선하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9건 65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969 강민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9 0 08-12
968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8 0 08-12
9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3 0 08-11
9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8 0 08-09
965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3 0 08-08
9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9 0 08-07
96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4 0 08-04
96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4 0 08-02
96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7 0 07-31
96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8 0 07-29
95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5 0 07-26
95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5 0 07-24
95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1 0 07-24
956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9 0 07-23
95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1 0 07-22
95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0 0 07-20
953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8 0 07-19
95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6 0 07-18
95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5 0 07-18
950 시인과하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2 0 07-17
949 시인과하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9 0 07-17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0 0 07-15
94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7 0 07-13
94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8 0 07-11
94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9 0 07-09
94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5 0 07-07
943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5 0 07-06
94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3 0 07-05
94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9 0 07-05
94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3 0 07-03
939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9 0 06-29
93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8 0 06-29
937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8 0 06-28
93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5 0 06-27
93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1 0 06-27
93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4 0 06-25
93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4 0 06-24
93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7 0 06-24
931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8 0 06-24
93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3 0 06-24
929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5 0 06-23
928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1 0 06-23
92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1 0 06-22
92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3 0 06-22
92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4 0 06-22
92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4 0 06-20
92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9 0 06-20
92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9 0 06-19
92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4 0 06-19
92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2 0 06-1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