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웃/허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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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19회 작성일 17-07-23 21:33본문
나의 이웃/허영숙
콩을 서 말 심으면
새가 한 말 먹고
쥐가 한 말 먹고
사람이 한 말 먹는다는 노인의 말
그게 이웃이지
끄덕끄덕
땅 한 평 빌려 토마토며 오이를 심었더니
몰래 다녀가는 이웃이 늘었다
밤에는 밤대로
낮에는 낮대로
빈 주머니 차고 다녀가는 눈 밝은 이웃
하루 이틀
다 익기도 전 비어 가는 텃밭
낮밤이 근심이지만
울타리를 칠 수 없는 이유
나의 이웃들은 가끔씩
새끼들을 데려오기도 했다
-감상
끄덕끄덕
그래야 이웃이지
노인과 중년의 여인이 세상 살아가는 방법을 은연중 주고받는다
다 익어야 맛이라도 볼 텐데
새끼를 데리고 온 어미가
화자의 마음속 쌓던 담을 허물게 하고 이웃을 만든다
세월이 무상치 않다.
시집 <<뭉클한 구름>>을 상재하신 허영숙 시인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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