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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의 독서 / 길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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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80회 작성일 17-07-24 05:51

본문

연못의 독서 / 길상호

 

그날도 날아든 낙엽을 펼쳐들고

연못은 독서에 빠져 있었다

잎맥 사이 남은 색색의 말들을 녹여

깨끗이 읽어내는 것이야말로

초겨울 가장 서둘러야 할 작업이라는 듯

한시도 다른 데 눈을 돌리지 않았다

침묵만 남아 무거워진 낙엽을

한 장씩 진흙 바닥에 가라앉히면

물살은 중얼중얼 페이지를 넘겼다

물속에는 이미 검은 표지로 덮어놓은

책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연못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오래 그 옆을 지키고 앉아 있었다

이야기의 맥락을 짚어낼 수 없었다

저녁이 되어서야 나는 그림자를 뜯어

수면 아래 가만 내려놓고서

비밀처럼 깊어진 연못을 빠져나왔다

그날 읽은 것도 없는 나를 넘기다 말다

바람이 조금 더 사나워졌다

 

# 감상

   화자는 연못도 독서를 한다는 그 사실과 내통하고 싶었는데

   그러나 연못과 내통하는 비밀번호를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연못이 독서한 맥락을 짚어내지 못했다

   나는 연못과 내통하는 비밀번호를 알고있어, 따고 들어가서

   검은 표지로 덮혀 수북이 쌓인 책들을 읽어 내려갔다

   책들은 4계절로 묶여 있는데, 봄에는 맹꽁이, 개구리 우는 소리가

   요란하고 수련, 목련 나리 같은 꽃들이 연못기에 피고 있었고

   여름에는 매미 떼가 몰려와 울림통을 터져라 두드리다 돌아 간다

   이런 젠장, 더 읽을것 없이 가을과 겨울은 단풍 들고, 낙엽 지고, 눈 오고,

   얼음 얼고 하는 폼이 우리네 4계와 똑같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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